"'논현동 사저' 공매처분은 무효" MB 부부 소송제기

MB 측 "지분 절반인데 일괄공매해 부적법"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논현동 사저에 대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처분이 부적합하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뇌물 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뒤 시작된 재산환수 절차로 논현동 사저가 낙찰된 데 따른 것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는 이날 서울행정법원에 캠코를 상대로 공매처분 무효 확인 소송 냈다. 또 이 소송의 1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매처분의 효력을 중지해 달라는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소장을 통해 “원고들이 각 논현동 사저의 지분을 절반씩 공유하고 있는데, 캠코는 일괄해 공매하는 것으로 공고했다”며 “서울중앙지검 등 압류권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지분에 대해서만 압류한 것이므로 압류된 만큼만 공매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일괄’ 공매가 이뤄질 경우 논현동 사저에 대해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명확해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매수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면 캠코가 임의로 법률상 인정되는 공유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지극히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괄경매가 아니라 별도의 공매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일괄해 공매절차를 진행한 처분은 하자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논현동 사저에는 이 전 대통령의 가족이 아직 거주하고 있다”며 “공매 처분 절차가 계속될 경우 낙찰인이 절반의 지분을 획득해 가족들의 주거 환경에 심각한 침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유권을 되찾더라도 그 전에 주거를 잃거나 환경에 변동이 생기면 행정소송법상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긴다”며 “공매 처분은 개인 재산 처분에 관한 문제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도 없다”더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만 원이 확정됐다.

이후 검찰은 논현동 사저의 이 대통령 지분을 압류했다.

캠코는 지난 4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논현동 사저의 공매대행을 위임받아 111억2619만원을 1차 매각예정 가격으로 정해 입찰 일정을 공고한 뒤 이 전 대통령 측에 통지했다.

지난달 28~30일 사이 1명이 111억5600만원으로 입찰했고 지난 1일 입찰가 그대로 낙찰된 바 있다.

[e-mail]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