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해운 운명' 바꾼 文대통령의 집요한 질문과 토론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3 08:30

수정 2021.07.03 09:23

박수현 수석, 2017년 수보회의 장면 소개
"정책실장 및 실무비서관과 토론 후 의견 관철"
이듬해 해진공 설립, 해운재건 계획으로 결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1.6만TEU급 한울호 출항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29. blueso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부산신항 다목적부두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1.6만TEU급 한울호 출항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29. bluesod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한국 해운산업의 화려한 부활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과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물론, 청와대 참모진들도 해운 재건에 부정적이었지만 문 대통령의 확신과 의지가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2017년 어느 날의 수보회의-한국해운 재건의 운명을 바꾼 대통령의 집요한 질문과 토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지난 6.29일 부산항 신항에서 열린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한울호 출항식'을 보면서 2017년 어느 날의 수보회의가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박 수석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이날 수보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해양산업의 체계적·안정적 금융지원을 위한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추진에 대한 정책실의 보고가 진행됐다.

말없이 보고를 청취하던 문 대통령은 다양한 질문과 지적을 이어갔고, "참 수고가 많으셨다. 그런데 제 공약의 취지인 열악한 조선업계에 대한 지원보다는 대형 해운물류업계에 대한 지원이 중심인 것 같다"며 핵심 내용에 대한 수정 의견을 내놓았다.

박 수석은 "보고 중이던 경제수석을 대신해 정책실장이 나섰다"며 "대통령의 반대토론은 더 세밀하고 리드미컬하게 이어졌다. 급기야는 이 문제의 실무비서관이 직접 대통령과 토론에 나섰다"고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 참모진들의 팽팽한 토론은 30분 넘게 이어졌고 장하성 당시 정책실장은 결국 "잘못 준비했다. 다시 하겠다"며 잘못을 인정했다고 한다.

박 수석은 "당시, 한국해운의 재건 전망에 부정적이던 금융당국은 대통령의 공약에 사실상 반대였다"며 "이 글을 쓰면서 당시의 관계 참모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사실상 청와대 관계 참모들도 소극적이었다고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의 악순환에 빠질까 두려웠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끈질긴 질문과 토론은 이듬해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해운재건 5개년 계획'으로 결실을 맺었고 한국 해운의 재건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박 수석의 설명이다.

'해운 운명' 바꾼 文대통령의 집요한 질문과 토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은 '해운산업 리더국가 실현전략 선포 및 한울호 출항식'에서 "'해운업 재건'에 시동을 건 지 3년,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과 HMM이 신규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계기로 우리 해운업이 기적같이 살아났다"며 "지난해 첫 출항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호'를 시작으로 만선이 계속되고 있다. 해운 강국의 자존심을 다시 찾았다"고 기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제 우리는 더 큰 도전에 나설 것이다.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와 함께 선박과 항만의 '친환경 전환 가속화'와 '디지털화'를 해운산업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겠다"며 "2030년까지 150만TEU 이상의 컨테이너 선복량을 확보해 해운 매출액을 70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세계 해운산업 리더 국가로 도약을 이끌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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