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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중섭미술관’ 신축 결정…설계, 국제 공모 추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3 17:26

수정 2021.07.03 21:35

삼성家, 이중섭 원화 12점 제주도에 기증
서귀포시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 만들 것”
이중섭 미술관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사진=fnDB
이중섭 미술관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이중섭미술관 다시 태어난다. 서귀포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천재화가 이중섭의 원화 12점을 기증한 것과 관련해 기존 미술관을 헐고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을 산축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최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안창남) 현장 방문에서 3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존 미술관을 허물고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2023년 1월에 착공해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공사 기간 동안 다른 장소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는 당초 이중섭미술관을 증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성가의 이중섭 원화 12점 기증을 계기로 더 큰 규모의 미술관이 필요하다고 보고 신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중섭 화가 대표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1951, 유화·33.3×58.6cm)'
이중섭 화가 대표작 '섶섬이 보이는 풍경(1951, 유화·33.3×58.6cm)'

시는 6.25 전쟁 당시 지역에서 1년 남짓 피난생활을 했던 이중섭과의 인연을 계기로 2002년 서귀동에 이중섭미술관을 개관했다.

이곳은 전체 부지 9100㎡에 지상 2층·연면적 589.46㎡ 규모다. 이중섭 작품 원화가 47점이나 있지만, 상설전시실(121㎡), 수장고(41㎡), 기획전시실(74㎡)에 불과해 전시·관람·수장능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이곳은 제주올레 6코스와 연결돼 최근 매년 27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는 지역 대표 문화명소가 됐다.

시는 이에 따라 사업비 390억원을 들여 연면적 8000㎡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신축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주차면 수도 기존 39면에서 80면으로 늘리기로 했다.

시는 사업비로 공사비 300억원, 설계비 15억원, 토지매입비 35억원 등을 책정했다. 특히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이중섭미술관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공사비다. 전액을 지방비로 충당해야 한다. 또 사유지 14필지에 대한 토지주와의 보상협의도 걸림돌이다.

감태엽 서귀포시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삼성가의 이중섭 원화 12점 기증을 계기로 추진 중인 이중섭미술관 시설 확충사업에 사업비 350억원을 투입해 이중섭 도시 브랜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귀포시 랜드마크로서 이중섭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 조성하고, 문화적·경제적 파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국비 확보와 사유지 매입 노력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가에서 이번에 제주도에 기증하는 이중섭의 원화 12점은 일본에서 활동하던 1940년에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엽서화 3점과 6·25 전쟁으로 제주에 피난 왔을 당시인 1951년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살며 그렸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비롯해 ‘해변의 가족’, ‘비둘기와 아이들’, ‘아이들과 끈’, ‘물고기와 노는 아이들’, ‘현해탄’ 등 유화 6점, 게(蟹)’와 가족·물고기·아이들을 모티브로 제작한 은지화 2점과 수채화 1점 등이다.

이에 따라 이중섭 미술관이 소장하게 될 원화 작품은 총 59점이 된다.
이중섭 서지 자료와 유품 등 37점을 포함하면, 소장 작품은 총 96점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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