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부캐 과자’ 찾는 MZ세대…"눈치껏 모른 척하며 먹는 재미"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4 17:12

수정 2021.07.04 17:12

식품업계, 가상세계관 펀 마케팅
빙그레 ‘끄랍칩스’ 광고 인기
러시아어 패키지 제품도 판매
롯데제과, 꼬깔콘 광고모델로
부캐 아이돌 ‘매드몬스터’ 발탁
롯데제과 꼬깔콘 모델 매드몬스터
롯데제과 꼬깔콘 모델 매드몬스터
빙그레 끄랍칩스(꽃게랑) 모델 남궁민
빙그레 끄랍칩스(꽃게랑) 모델 남궁민
식품업계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펀(fun)마케팅'에 빠졌다. 주요 테마는 부캐(부 캐릭터)나 가상세계관이다. 당연히 본캐(본 캐릭터)나 실제가 아닌 줄 알면서도 눈치껏 모른 척하며 재미를 찾는 것으로, 식품업계는 제품이나 모델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역할놀이를 부추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꽃게랑'을 러시아 국민과자 '끄랍칩스'인 것처럼 판매한다. 배우 남궁민을 모델로 스토리를 구성한 광고는 현재 3주 만에 조회수 470만회를 넘기며 화제를 낳고 있다.

해당 광고의 내용은 러시아 굴지의 기업 게르과자 인터내셔널의 대표제품인 '끄랍칩스'가 한국에 상륙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 대표 게르과자 마시코프는 K-푸드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한국을 먼저 공략하면 세계를 공략할 수 있다는 전략을 세웠다. 게맛 스낵인 '끄랍칩스'는 한국에 진출하자마자 밀수혐의로 체포되는데 모두가 '끄랍칩스'를 '꽃게랑'이라 부르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다소 황당한 내용의 이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 실제로 꽃게랑은 러시아에서 '끄랍칩스'란 이름으로 오랜 기간 인기를 끌고 있다. 1990년대 초 부산항에 들어온 옛 소련 선원들이 본국으로 꽃게랑을 가지고 가면서부터다.

빙그레는 현재 러시아어가 인쇄된 '끄랍칩스' 패키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재미있다는 반응이 많다"며 "MD들에게서도 문의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 '햇반컵반'은 지난 4월 모델 나문희를 탐정으로 앞세운 '명탐정 컵반즈'라는 가상세계관의 추리 미션 콘텐츠를 오픈했다. 탐정이 된 나문희가 '햇반컵반'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콘텐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명탐점 컵반즈의 영상은 추리게임과 가상세계관 몰입을 반영하면서 한 달 만에 조회수 330만을 넘기기도 했다"며 "명탐정 컵반즈의 인기가 '햇반컵반' 매출로 이어져 지난 5월 편의점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20%가량 늘었다"고 소개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업계 최초로 사이버 아이돌 '하이-파이브(HY-FIVE)'를 결성했다. 인스타툰 인기 작가 연그림과 협업해 5개 인기제품에 각각의 세계관을 가진 부캐릭터를 적용, 5인조 아이돌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를 찾는 오디션의 최종 경쟁률은 100대 1에 달했다.

hy 관계자는 "5인조 결성이 완료돼 온라인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며 "현재 곡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오는 8월 음원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식품업계는 다양한 부캐릭터를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부캐 대표주자' 매드몬스터를 '꼬깔콘' 모델로 발탁했다. 실제로는 개그맨들이지만 이들의 세계관에서 매드몬스터는 2017년에 데뷔해 국외 활동을 주로 하다가 4집 디지털 싱글 '내 루돌프'로 국내로 복귀했으며, 팬 수는 전세계 60억명에 달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꼬깔콘'의 주요 고객층인 MZ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그들이 좋아하는 부캐 놀이에 기꺼이 동참했다"며 "부캐 놀이는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개그우먼 김신영의 부캐 '둘째이모 다비 이모'와 '돼지바' 광고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다비이모는 이들의 세계관에서 '김신영의 이모이자 빠른 45년생의 트로트 가수'다.

앞서 롯데푸드는 '핑크돼지바' 모델에 마미손을 발탁한 바 있다.
마미손은 래퍼 매드크라운의 부캐릭터로 추정되고 있으나 매드크라운은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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