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손정민 사망 사건' 2개월여만에 내사종결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손씨 변사사건을 내사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경찰은 변사 사건을 종결하되, 서초서 내 강력 1개 팀은 손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실종 당일 함께 했던 친구 A씨를 손씨 유족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2개월 동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손씨 사망 경위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셈이다.
이 기간, 손씨 사건을 둘러싼 억측과 허위정보는 끝없이 이어졌다. 사건 초기에는 A씨와 A씨 가족의 신분에 대한 가짜뉴스, A씨를 손씨 사망의 범인으로 몰아세우는 추측이 줄을 이었다. A씨의 가족은 경찰서장, 대형로펌 대표, 대학병원 교수라는 헛소문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왔다. 이에 경찰은 중간수사 발표에서 23쪽 분량의 수사 상황과 의문에 대한 답변을 직접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사 상황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나, 허위정보 유통이 지나친 점을 감안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신의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손씨 사건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으로 기울자, 허위정보는 '경찰과 언론사 고위직이 나서 사건을 덮고 있다'는 음모론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누리꾼들의 '확증편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특히 유튜브에서는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손씨 사건을 이용하는 이른바 '사이버렉카'가 범람하면서, 비슷한 내용의 억측과 허위정보가 급증했다. 실제 '손씨 피살설'이나 'A씨 가족의 정체' 등의 허위정보를 담은 유튜브 영상은 14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을 불신하는 누리꾼들이 비슷한 내용의 영상을 추천하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자신의 의견을 확신으로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슷한 주장을 하는 영상을 반복해 보다 보면, 다른 주장은 완전히 배척해 버린다"며 "확증편향에 매몰돼 여론이 형성되면 굉장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어떤 사건에 대해 루머가 계속 생겨 난다는 것은, 중요한 사실 확인이 안됐다는 의심 때문"이라며 "경찰은 사건을 종결했을지라도, 의구심이 남아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건이 계속 진행형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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