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국가 민주적 여부는 국민이 판단, 다른 나라 간섭 말아야"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 국가가 민주적인지 판단하는 것은 해당 국가 국민의 몫”이라며 “다른 나라가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영원히 세력확장을 도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7일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중국공산당과 세계정당 지도자 정상회의’에서 민주주의에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으며 자국의 실정에 맞는 게 가장 좋은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회의에는 160여 개국의 정당·정치기구 지도자 500여 명과 정당 대표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인류는 공동 도전에 직면해 그 어느 나라도 홀로 살 수 없고 마음을 모아 협력하고 상생해야 한다”며 “정당은 정확한 발전 방향을 정하고 국민의 행복을 도모하며 인류를 위해 진보를 도모하는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의 발전을 방해하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해치는 정치는 인심을 얻지 못하고 결국 헛수고가 될 것”이라며 “국가마다 민주주의 실현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와 견제를 중국 발전을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주의 실현 방식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민주의 말살’이라는 서방국가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홍콩보안법으로 홍콩 주민들의 삶이 안전하고 윤택해졌으며 이에 참견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왔다.
시 주석은 “민주주의 실현 방식이 천편일률적일 수는 없다”며 “한 나라의 민주와 비민주를 판단하는 것은 그 나라 국민이지, 소수 국가가 마음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나 ‘중국의 굴기’를 외쳐왔으면서도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차지하지 않고 세력 확장을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7개국(G7)은 지난달 영국에서 회담을 열고 중국의 대외 확장정책의 핵심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를 견제할 ‘더 나은 세계 재건’(B3W)을 출범시켰다. 중국이 저소득국·개발도상국에 인프라 지원을 미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제동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어 “현행 국제질서의 핵심은 다자주의로, 다자주의를 잘 실천하면 인류가 직면한 문제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우리는 다자주의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일방주의를 반대하고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맞서야 한다”고 미국을 재차 겨냥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공산당은 대국·대당(大党)의 책임 이행으로 인류 복지 증진을 위해 새로운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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