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한강서 숨진 동생 시신서 수면제···경찰 “유산 40억 남긴 부모 죽음도 수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8 06:46

수정 2021.07.08 15:37

친형, 지난달 28일 동생 실종 신고..다음 날 시신 발견
유산 놓고 동생 법정대리인 삼촌과 갈등 빚어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30대 지적장애 동생이 실종됐다며 신고했던 친형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동생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피의자가 최근 다량의 수면제를 구한 사실도 확인했다.

8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부검 결과 동생 A씨(38) 시신에서 수면제 성분이 나왔다. 친형 B씨(40대)는 사건 발생 전 지인으로부터 많은 양의 수면제를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동생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2시50분경 지적장애 2급의 동생이 영화관에 간다고 나간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일단 단순 실종 사건으로 판단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 행적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한 부분이 발견됐다. B씨 신고 내용과 맞지 않는 수상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B씨가 “동생과 연락이 끊겼다”고 한 시간에 A씨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는가 하면, A씨 자전거도 B씨가 지목한 목적지와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다음 날인 29일 오후 B씨를 긴급체포했다. 같은 날 강동대교 북단 한강에서 A씨 시신이 발견되면서, 경찰은 장애인복지법(유기) 혐의를 적용해 B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4년 전 형제의 부모가 하루 간격으로 사망한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는 형제에게 약 40억원의 유산을 남겼다고 한다. 경찰은 부모 죽음에도 의문점이 있다는 참고인 진술을 파악한 상태다.
B씨는 유산을 두고 동생의 법정대리인인 삼촌과 최근 재산 분할 소송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오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살인 범죄 가능성을 열어 놓고 B씨를 조사하고 있다”며 “하루 이틀 내로 혐의를 확정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조사에 프로파일러 2명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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