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펫 라이프

“아파도 티 안 내는 고양이, 정기검진 꼭 받아야 하는 이유” [Weekend 반려동물]

김주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8 17:36

수정 2021.07.08 18:06

이병렬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의 반려동물 생활복지 조언
중증단계에서 병원 찾는 반려묘 많아
노화속도 빠른 만큼 매년 검진을
통통하다고 마냥 귀여워 해서도 안돼
비만은 호흡기·심혈관 질환의 원인
적정체중보다 수명 2년 반 짧단 연구도
배변행위나 마운팅은 동물의 본성
보호자가 책임감 갖고 교정 교육시켜야
“아파도 티 안 내는 고양이, 정기검진 꼭 받아야 하는 이유” [Weekend 반려동물]
이병렬 한국동물병원협회장
"반려동물에게 사랑을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보호자 분들이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약 30%를 차지한다. 또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국민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에 비해 제대로 된 보살핌과 관리에 대해 서툴다.

광주광역시 소재 중앙동물병원 원장이자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렬 수의사는 30년 넘게 반려동물의 건강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반려동물 복지'다.

이 회장은 "단순히 함께하는 삶을 넘어 신체적, 영양적, 정서적, 사회적인 케어를 통한 진정한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 반려동물을 위한 생활복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병원에서 진료하면서 보호자들이 평상시에 반려동물 건강을 어떻게 관리해줘야 하는지 알지 못해 건강이 악화된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한다. 이에 보호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내용을 세 가지로 추려서 소개했다.

먼저 '통통을 귀엽다고 생각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과체중, 비만의 위험성과 체중관리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전세계적으로 반려동물 비만율이 50%가 넘는다"고 전했다. 주위의 반려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체중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많은 보호자 분들이 반려동물의 체중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통통하게 나온 뱃살을 귀엽게 보시곤 하지만 반려동물 비만은 호흡기나 관절,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반려동물의 비만은 20여 가지가 넘는 질환의 원인이 되며, 비만 반려동물의 수명은 정상 반려동물보다 2.5년 가량 짧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둘째로 정기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꼽았다.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노화 속도가 훨씬 빠른 만큼,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은 꼭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양이들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고양이들은 개에 비해 아픔을 더 잘 숨기는 습성이 있다"며 "실제로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묘가 아픈 것을 일찍 눈치채지 못해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방문하고, 심지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반려동물의 죽음을 의미)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봐왔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동물의 본성을 이해하고 존중해달라고 당부했다. 보호자들 중에서는 배변활동이나 짖음, 마운팅(신체나 물건을 껴안고 짝짓기를 하는것처럼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행동)같은 행동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동물들의 행동을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그러나 사람들과 함께 이 사회 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서로 조정하고 행동을 교정해 나가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보호자의 책임감과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은 반려동물을 '우리 딸', '우리 아들'이라 부르는 등의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더운 여름이 되면 반려동물을 위해 삼계탕이나 황태국 같은 보양식을 해주는 분들이 많다"면서 "잘 먹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사람의 보양식은 지방 함량과 염분이 높고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30여년을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달려온 이 회장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한국동물병원협회와 반려동물 보호자가 함께 노력해 꼭 실현시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반려동물 기초의료비를 국가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의료란 예방접종과 구충제, 중성화수술, 건강검진을 의미한다.

이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반려동물진료에 부가가치세 10%가 부과되고 있지만, 동물진료비에 대한 정부 지원은 전혀 없다"면서 "작년에 보호자들이 납부한 반려동물 치료비 부가세는 1000억원 가량"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최소한 반려동물의 기초의료비 정도는 국가에서 지원해주기를 요구한다"면서 협회의 노력에 보호자들이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한편 한국동물병원협회와 서울시수의사회는 오는 22일 '반려동물을 위한 생활복지'를 주제로 온라인 토크 콘서트를 연다.


강연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 수의사들이 반려동물을 진정으로 위하는 생활밀착형 동물복지를 소개하고, 보호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통해 반려문화 발전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장 기본적이지만 많은 이들이 어려워는 반려동물 체중 관리법, 아픈 고양이의 신호 읽기, 반려동물을 존중하면서 공존하는 법, 반려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사회적 역할 등을 다룬다.


또 사전 등록자 인원수, SNS 홍보 콘텐츠 숫자, 실시간 시청자 인원수를 합산해 글로벌 펫사료 브랜드 로얄캐닌과 함께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등 동물복지단체에 사료를 기부할 예정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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