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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앙은행, 금융기관 지준율 0.5%p 인하...177조원 공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09 19:50

수정 2021.07.09 19:51

- 15일부터 지준율은 8.9%로...15개월 만에 인하, 중소기업 지원
- 인민은행 "온건한 통화정책에 변화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공지. 인민은행 홈페이지 캡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공지. 인민은행 홈페이지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9일 알렸다. 이로써 중국 금융기관이 고객 예금 중 인민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은 8.9%로 내려가게 됐다. 시행 시점은 오는 15일부터다.

지준율은 시중에 풀리는 자금의 수위를 조절하는 중앙은행의 대표적인 금융정책 수단이다. 지준율을 높이면 적립해야 할 돈이 많아져 시중 자금이 줄어든다.
반대로 지준율을 낮추면 유동성 공급은 늘어난다.

인민은행은 이번 지준율 인하로 공급되는 장기 자금 규모는 1조위안(약 17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15개월 만에 이처럼 지준율을 낮추기로 결정한 것은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비용이 상승하면서 경영 압박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고려했다.

또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능력을 높여 실물경제 지원 효과를 높이는 것이라고 인민은행은 전했다. 고품질 개발과 공급 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위한 적절한 재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의미도 있다고 피력했다.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일부 원자재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비용 상승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준율 인하로 금융기관들이 매년 130억위안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하게 돼 더욱 낮은 금융비용으로 외부에 대출해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한다고 온건한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월부턴 통화정책을 점차 정상화해 올 상반기에는 거의 원래대로 돌렸다고 주장했다. 인민은행은 코로나19의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작년 1월과 3월, 4월 등 모두 3차례 지준율을 인하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시중에 풀리는 자금의 일부는 금융기관이 만기가 도래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반환하는데 사용되며, 나머지는 금융기관의 유동성 부족분을 충당하는데 쓰일 예정이라고 인민은행은 밝혔다.

인민은행은 “중국은 통화정책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고수하고 있으며 대수만관(물을 대량으로 공급한다는 뜻의 중국판 양적완화)을 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 지원 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건전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유동성을 합리적으로 유지하며 적절한 금융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판이페이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국무원 정례 브리핑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은행계좌, 위안화 결제, 전자뱅킹, 은행카드, 자동인출기(ATM) 등의 수수료를 낮춘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연간 수수료 지출이 240억위안(한화 4조24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가운데 160억위안 이상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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