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가만두지 않겠다” 협박 못 이겨 이동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용인시 한 고등학교 1학년생이 수지구 한 아파트 내 폐공간에서 인근 학교 고등학생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피해자 A군은 지난 5일 오후 학교 수업이 끝날 때쯤 가해자들로부터 “XX로 오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 “부모님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 전화를 받은 뒤 사건 발생 지점으로 이동했다.
A군이 오후 4시40분경 해당 장소에 도착하니 또래 고등학생 20~25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5시경 시작된 폭행은 약 30분에 걸쳐 이루어졌다는 게 A군 설명이다. 이 폭행으로 A군은 뇌진탕 증세를 보이는 등 병원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주먹으로 얼굴과 배 등을 맞고, 넘어진 상태에서 수차례 발로 짓밟혔다고 A군은 기억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웃으면서 때리고 담배 연기를 눈에다 뿜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이 끝난 뒤에는 “신고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는 게 A군 측 주장이다. 폭행 직후 찍었다는 사진에는 A군이 얼굴 부위와 몸 곳곳에 멍이 들거나 혹이 생긴 모습이 담겼다.
A군 아버지는 중앙일보에 “요즘 세상에 수십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한 명을 집단폭행한 사례가 있었나.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라며 “부모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어 그는 “현재 10명 정도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이 현장 인근 CCTV를 통해 폭행 관련자를 차근차근 찾아가고 있다”며 “가해자가 워낙 많아 밤길에 보복 폭행 등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A군 가족들은 A군이 중학생 때 특정 학생에게 괴롭힘을 당했는데, 이에 반발하면서 생긴 갈등이 이번 집단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경찰과 교육 당국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중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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