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비, 바람, 남해바다와 하늘, 남해의 일상"
국토대전 접수 날, 우리는 서울에서 남해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남해각의 중앙정원이 황량한데, 그곳을 건축가와 함께 지역주민들과 만들어보는 체험행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남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건축가의 정원으로 이름을 지을 테니 그 대신 한 달에 두 번은 내려와서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남해의 경관을 해치지 않고, 남해의 자연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 형태의 정원디자인을 보냈습니다. 일전에 남해군에서 빗물에 반사된 하늘이 예쁘니 디자인에 반영해 주면 좋겠다고 하여 비를 담아낸 빗물가든을 만들어 그 위에 남해의 자연과 문화를 세계로 발신할 수 있는 화로를 계획했습니다.
남해각 공원에 도착해 남해각 전시실 뒤편에서 남해각 일기를 정리해 전자로 올해 국토대전에 접수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미 헤테로토피아, 섬이정원, 가나석재, 남해군청에서 열심히 바닥을 파내고, 배경이 될 암석을 다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틀에 걸쳐 우리와 남해사람들, 여행객들과 함께 풀과 꽃을 심고, 정원돌을 다듬었습니다. 직접 풀을 심을 때는 군수님이나 마을사람들, 지나가는 여행객 누구도 미소를 짓지 않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건축에서 공동선을 실천하는 것. 이틀간 남해에서 값진 노동의 즐거움을 느꼈고 비, 바람, 불, 남해바다와 하늘, 남해의 자연 한복판에서 모두가 생명을 심는 것으로 공동의 선을 경험했습니다.
박석희 ㈜네츄럴시퀀스 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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