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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정부 물가목표 1.8% 지킬까 [물가 '적색 경고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4 18:27

수정 2021.07.14 18:27

수입가격 올라 기업 비용 압박
제품에 반영되면 물가 치솟아
금리인상 통한 물가조절도 난항
올 하반기 국내 물가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2018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중국 생산자물가와 미국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요인도 물가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4% 상승했다.
2·4분기(4∼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올랐다. 이는 2012년 1·4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 4월 2.3%를 기록하면서 처음 2%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지수는 5월(2.6%)에는 9년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2%대에 머물러 3개월 내리 2%대 상승률을 보였다.

현재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이다. 울해 1~6월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12.6% 뛰어오르면서 2011년(12.5%) 이후 10년 만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작황 부진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공급량 부족으로 치솟았던 농축수산물은 이미 4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실제 2월에 전년동월 대비 18.8% 상승했던 농축산물 물가는 3월 15.9%, 4월 15.5%, 5월 14.2%, 6월 12.2%로 축소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유가다. 6월 수입물가지수는 115.43(2015년=100)으로 2014년 9월(115.7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2.3%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전년동월 대비로는 14.0% 뛰며 4개월 연속 올랐다. 수입물가가 뛴 것은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월 배럴당 평균 66.34달러에서 6월에는 배럴당 71.60달러까지 올랐다. 유가는 이달 들어서도 지난 9일까지 전월 대비 2.9% 뛰었다.

수입상품 가격이 뛰면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원자재·중간재 중심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있다 보니 기업들의 비용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8.8% 급등했다. 중국 PPI는 올 들어 지속적 상승세다. 빠른 속도로 경제를 회복하고 있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5.4%로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아직까진 기업들이 수입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지 않고 있지만 이를 버티지 못하고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석 달 연속 소비자물가지수가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자 7월 비철금속 할인판매에 더해 가공식품 원료 매입자금 지원, 공공요금 관리, 휴가철 피서지 물가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유류세 인하가 빠졌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앞서 2018년 5월부터 4개월 동안 두바이유가 70달러대로 치솟자 유류세를 인하하기도 했다.

5%로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도 물가엔 악재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의 최저임금과 고용·물가' 보고서를 보면 최저임금이 10% 인상됐을 때 전체 임금은 평균적으로 약 1%, 물가는 연도별로 약 0.2~0.4%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상에 따라 물가가 최대 연간 0.2%가량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금리인상을 통한 물가조절은 코로나19 4차 확산 탓에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 탓에 정부의 물가목표치(1.8%)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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