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숙소에서 외부인을 초대해 술판을 벌인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유튜브 채널에서는 방역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팬들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NC가 지난 6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다이노스 퇴근캠-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 영상에서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대부분 잠을 자거나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원정 숙소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박석민은 "자야죠. 네 잡니다"라고 했고, 권희동도 "자야죠. (오후) 10시에 도착하는데"라고 답했다.
이명기는 "자죠. 힘들어서 요즘에는 뭘 할 수가 없어요. 코로나도 있고"라고 했다. 박민우는 "책 봐요"라며 '모든 날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라는 책을 들어 보였다.
해당 영상에는 “뭐하긴? 방역수칙 위반해서 코로나 걸렸지”, “원정 가서 숙소에서 뭐하긴.. 외부인 불러서 술판 벌였더만”, “술판 벌인 민폐 4인 방출해달라”, “당연히 대답하기 싫겠지, 여자 불러서 술 먹어야 하는데” 등의 비판 댓글이 잇따랐다.
박석민·권희동·이명기·박민우는 지난 5일 원정 숙소로 사용 중인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 외부인 2명을 초대해 한 방에서 음주 모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외부인 2명과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박석민은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와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2명 등 총 6명이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4명의 선수 모두 NC의 핵심 주전 선수들이다.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백신(화이자)을 접종한 박민우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일에 대한 책임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했다.
박석민은 14일 NC 구단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지난 며칠간 많은 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저를 포함 일부 선수의 잘못으로 리그가 멈추는 상황이 벌어진 만큼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분을 기다리는 게 맞다"고 심정을 밝혔다. 다만 떡볶이 등 분식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었다며 역학조사에서도 사실대로 답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NC 원정 숙소를 관할하는 강남구청은 확진자들이 동선을 숨겨 역학조사에 차질을 겪었다며 허위진술(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NC 관련 확진자 5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해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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