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잠시 멈춘 뒤에, 천천히 조용히 가보는 대구 [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6 04:00

수정 2021.07.16 08:13

낙동강 옛 나룻터와 비슬산 자락 보이는
대니산 정상에서 즐기는 패러글라이딩
캠핑·수상레저 동시에 낙동강 레포츠밸리
미디어 파사드로 발길 잡는 구암서원
도동서원엔 둘레 8m 아름드리 은행나무
구암서원은 대구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번잡한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일 밤 서원 외벽과 계단, 바닥 등에 화려한 영상을 펼치는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 공연도 볼거리다. 사진=조용철 기자
구암서원은 대구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번잡한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나온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일 밤 서원 외벽과 계단, 바닥 등에 화려한 영상을 펼치는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 공연도 볼거리다. 사진=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구=조용철 기자】 대구는 알면 알수록 양파와 같은 도시다. 조선시대와 근대 역사의 흔적이 비현실적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산들은 대자연의 웅장함을 보여준다. 수변과 어우러진 고층 건물에 젊은 기운 넘치는 번화가와 활기찬 시장은 대구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를 말해준다. 납작만두, 찜갈비, 막창, 뭉터기, 양지오대리기 등 예전부터 유명했던 것들과 최근 들어 유행하는 짜장빙수 등 먹거리도 참 많다. 먹을 것도, 가볼 곳도 참 많은 도시, 대구다.


대구 인근 대니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패러글라이딩
대구 인근 대니산 정상에서 출발하는 패러글라이딩
심 속에서 나홀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달서별빛캠핑장
심 속에서 나홀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달서별빛캠핑장
캠핑장 두 곳과 다양한 수상레포츠 시설을 갖춘 낙동강레포츠밸리
캠핑장 두 곳과 다양한 수상레포츠 시설을 갖춘 낙동강레포츠밸리

■패러글라이딩, 캠핑 등 다양한 대구 레저여행

달성군 구지면과 현풍읍 경계에 있는 높이 408m의 대니산. 대니산 북쪽에는 낙동강이 대니산을 휘감은 뒤 남쪽으로 흘러간다. 주변이 평지라서 현풍면 일대 전망이 뛰어나다. 달성군과 고령군을 감고 도는 낙동강 풍광은 물론 가까이 비슬산, 멀리 가야산을 비롯한 인근의 주요 산의 풍광과 마주한다. 정상으로 오르는 임도가 있어 자동차로 오를 수 있다. 오르다보면 중계 안테나 시설과 패러글라이딩 활공장, 산불감시탑 등과 마주한다.

대니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며 창공을 날다 보면 화원읍에 걸쳐있는 낙동강 옛 나룻터와 함께 비슬산 자락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코스다.

캠핑과 수상레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낙동강 레포츠밸리는 캠핑장 두 곳과 수상 레저센터로 이뤄져 있다. 구지오토캠핑장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사이트와 샤워실이 완비된 카라반이 구비됐다. 강변오토캠핑장은 이름 그대로 강변에 위치한 캠핑장으로 개인 카라반 이용이 가능하다. 수상레저센터에서는 윈드서핑, 바나나보트, 수상스키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수상 레포츠부터 자전거 라이딩까지 계절별로 즐길거리, 구경거리, 다양한 관광지가 모두 연결돼 있어 알뜰 여행지로 딱이다. 주차장, 화장실, 샤워장, 고객쉼터 등도 갖췄다.

대구 앞산에 위치하고 있어 도심과 가깝고 낮에는 도심전경, 밤에는 멋진 대구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달서별빛캠핑장도 가볼만하다. 대구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장으로 시간을 내서 멀리 떠나지 않아도 언제든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오토캠핑장, 데크캠핑장, 숲속캠핑장에 카라반까지 이용 가능해 다양한 캠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숲속 캠핑장은 데크 캠핑장과 비슷하지만 숲속에 둘러싸여 캠핑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캠핑장 근처 숲속 생태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기 좋고, 잔디광장과 어린이수영장, 앞산 둘레길 등이 있다. 캠핑 사이트 외에도 화장실, 샤워장, 취사장, 전기분전함 등 다양한 지원시설과 놀이시설, 안전시설이 설치돼 있다.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면발에 팥고물을 짜장소스처럼 얹은 '짜장빙수'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면발에 팥고물을 짜장소스처럼 얹은 '짜장빙수'
도동서원 앞뜰에 심어져 있는 400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
도동서원 앞뜰에 심어져 있는 400년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구암·도동서원 탐방

대구 북구 8경 중 하나인 구암서원은 도심에서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구암서원은 조선시대 문신인 구계 서침과 깊은 인연이 있다. 조선시대 세종은 달성 서씨 세거지를 군사기지로 사용하기 위해 서침에게 땅값으로 다른 땅과 함께 대대로 받는 녹봉인 세록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서침은 세종에게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땅을 국가에 헌납하는 대신 지방의 환곡 이자를 감해달라고 청한다. 이에 감동한 대구의 유림과 백성들이 서침의 은덕을 기리는 의미에서 구암서원을 세웠다. 구암서원은 원래 대구 시내 중심부에 자리했다가 1995년 현재의 위치인 북구 산격동 쪽으로 옮겼다.

연암산 자락에 자리잡은 구암서원의 탁 트인 전망은 일품이다. 어둠이 내리고 서원 마루에 서면 발아래로 산격동뿐 아니라 대구 북구의 야경이 펼쳐진다. 대구 중심부에서 멀지 않지만 번잡한 세상에서 잠시 떨어져 나온 기분이다. 대구 여행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낸 이후 서원에서 맞는 시간은 차분하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진다.

구암서원의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 공연은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볼거리다. 어둠이 내린 서원 외벽과 계단, 바닥에 화려한 영상이 펼쳐지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과거와 현재가 눈부시게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서원 곳곳을 비추는 사자성어, 디지털 방명록, 사진촬영 체험공간 등 다양한 인터렉티브 아트는 밤공기와 야경이 어우러져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계단과 건물에 선비들이 나타나고, 서원 앞마당은 꽃, 나무 등 다양한 식물이 피어난다. 하이라이트는 초현당에서 펼쳐지는데 마치 멋진 공연을 한 편 보는 것 같다.

대구 달성군에 있는 도동서원은 한훤당 김굉필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고종 8년(1871) 서원철폐령 대상에서 제외된 전국 47개 주요 서원 중 하나다. 본래 도동서원은 선조 원년(1568)에 지방 유림들에 의해 현재 위치에서 약 9㎞ 정도 떨어진 비슬산 기슭에 쌍계서원으로 창건됐다.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소실된 후 선조 37년(1604) 지금의 장소인 대니산 기슭에 중건해 이름을 도동서원으로 바꿨다.

도동서원은 불필요한 장식을 삼가고 간소하게 지어진 조선중기 서원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도동서원 내 강당과 사당, 이에 딸린 담장이 유형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350호로 지정돼 있다. 전면의 신도비, 은행나무 등을 포함한 서원 전역은 사적 제488호로 지정돼 보존·관리되고 있다.
도동서원의 가장 큰 볼거리는 서원 앞뜰에 우뚝 서 있는 아름드리 은행나무다. 둘레가 무려 8m에 이른다.
이 은행나무는 중건 당시 심은 것이라고 하니 400살이 훨씬 넘은 셈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