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파헤치기…'이피트'도 쓸만하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7 09:00

수정 2021.07.17 10:02

전용 플랫폼 E-GMP 첫 전기차
조용하고 가속성능도 무난
실내공간 넓고 승차감 우수
전기차 충전소 아직 부족하지만
DC콤보 충전 불편 없고
현대차도 자체 인프라 구축 속도
주행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5 모습. 현대차 제공
주행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5 모습.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아이오닉5는 현대자동차에게 의미가 남다른 차량이다.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들어져 지금까지 내연기관 자동차 플랫폼에 배터리를 장착했던 전기차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진짜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아이오닉5는 국내는 물론 유럽을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전용 플랫폼을 가지고 전기차를 양산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는 현대차와 폭스바겐그룹 등 아직까진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물론 GM,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도 연내에 전용 플랫폼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오닉5는 지난 4월에는 국내에, 5월부터 유럽 시장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다만 아직까진 길거리에서 실차를 보기엔 여간 쉽지 않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여파로 양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사정이 나아져 이달부터는 내수 4000대, 수출 4000대 등 총 8000대 가량이 생산될 예정이어서 물량 공급에 조금씩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아이오닉5 후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후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편안한 전용 플랫폼 전기차
현대차의 야심작인 첫 전용 플랫폼 전기차 아이오닉5를 타고 강원도로 향했다. 시승 차량은 롱레인지 후륜구동 모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옵션이 들어간 차량의 경우 보조금을 받으면 4000만원 후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아이오닉5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현대차처럼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서스펜션 세팅 역시 다소 부드러운 편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특유의 느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도 크게 거슬리지 않고, 이중접합유리 등을 적용해 일상 시내주행에선 큰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에어컨 가동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질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고속도로에선 풍절음이 유입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테슬라와 달리 회생제동 단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아이오닉5의 장점이다.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의 회생제동은 운전 시 이질감을 주거나 멀미를 유발하기도 하고 동승자들도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아이오닉5는 아예 회생제동을 하지 않도록 설정하거나 단계별로 조정이 가능하다.

가속 성능은 여타 고성능 전기차와 비교하면 뛰어나진 않다. 하지만 이 가격대의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훨씬 가속이 빠르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었다. 아이오닉5에는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적용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확보했다. 특히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차선을 스스로 바꾸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도 장착돼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기능일 뿐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커브길에서는 조향보조 성능 역시 아직까진 다소 불안하다.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실내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실내공간 '최우수'-주행거리는 '보통'
큰 실내 공간도 아이오닉5의 강점이다. 아이오닉5의 제원은 전장 4640mm, 전폭 1890mm, 전고 1600mm, 축거 3000mm다. 전장은 투싼과 비슷한 수준이고 축거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보다 100mm 더 길다. 주차돼 있는 다른 차량과 비교하면 확실히 사진보다는 차체가 크다는 느낌을 준다. 이런 까닭에 뒷좌석 공간도 넓다. 무릎 공간은 현대차의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 수준으로 넉넉하다. 성인 남성이 장시간 앉아도 무리가 없다.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차량 외부로 220V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캠핑이나 차박 등에도 유용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12.3인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시인성은 좋은 편이지만 흰색 베젤이 다소 두꺼워 고급감은 떨어진다. 변속레버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 측면 컬럽 타입으로 장착했고, 전진과 후진을 하려면 앞뒤로 돌리는 형태로 돼 있다.

전기차를 선택하는데 있어 가장 꺼려지는 부분은 아직까진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소다. 아이오닉5 롱레인지 후륜구동 익스클루시브 모델은 환경부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상온 429km, 저온 364km다. 일상 주행에서는 큰 무리가 없는 1회 충전 주행거리지만 전기차는 항상 왕복 주행거리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E-pit)에서 아이오닉5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영동고속도로 횡성휴게소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충전소 이피트(E-pit)에서 아이오닉5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사진=최종근 기자

■이피트 18분만에 80%까지 충전
시승 도중 영동고속도로 강원도 횡성휴게소에 들러 현대차가 구축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E-pit)에서 아이오닉5를 직접 충전해봤다. 이론적으론 아이오닉5를 18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 까지 충전할 수 있다. '초고속'과 '급속'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날 이피트를 직접 방문해 초고속 모드로 충전해 보니 40% 수준의 잔량에서 10여분 만에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천장에는 지붕이 설치돼 있어 비가 오거나 악천후에도 편안하게 충전이 가능해 보였다. 충전소 상단에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충전기 별로 충전 시간이 몇 분 남았는지 멀리서도 확인이 가능했다. 주말이나 휴가철, 명절 등 차량 통행이 많을 때에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은 깔끔했고, 관리도 잘 돼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충전할 수 있었다. 다만 비회원의 경우 미리 카드로 선결제를 해야 충전을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차액이 곧바로 반환되지 않고 2~3일 이후에 승인취소가 된다는 점은 다소 불편해 보였다.

아직까지 부족하진 하지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에 DC콤보 규격의 급속 충전기가 마련돼 있고, 현대차도 최근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이피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이피트 충전소를 설치했고, 지난 5일에는 처음으로 서울 을지로에도 이피트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인천, 대전, 제주 등에 차례로 도심형 이피트 충전소를 선보일 계획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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