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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700km '상어 고속도로' 발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8 07:43

수정 2021.07.19 08:38

[파이낸셜뉴스]
에콰도르 갈파고스 제도 늑대섬의 갈라파고스 해양생태보존구역에서 2013년 8월 19일(현지시간) 귀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에콰도르 갈파고스 제도 늑대섬의 갈라파고스 해양생태보존구역에서 2013년 8월 19일(현지시간) 귀상어가 헤엄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태평양에서 길이 약 700km짜리 바다 속 '고속도로'가 발견됐다.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해양생태보존구역과 코스타리카의 코코스섬을 잇는 구간이다.

CNN은 최근 중남미 태평양 연안에서 바다 거북, 고래상어, 귀상어 등 해양생물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엄청난 길이의 바닷길이 발견됐다면서 과학자들이 이 길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양 생물들은 이 길을 통해 섬 주위를 돌고, 산란 장소나 먹을거리를 찾는다.

그러나 이 길은 현재 위험에 처해 있다. 두 길을 잇는 갈라파고스나 코코스섬 모두 해양생태보존구역이지만 이 '고속도로' 구간 자체는 보존구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는 어선들이 종종 출몰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미 위험 어종으로 지정된 해양생물들의 개체수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교수이자 과학자들과 환경그룹으로 구성된 미그라마(MigraMar) 창립 멤버인 알렉스 헌은 섬들 주변의 생물다양성 핫스팟만 지키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면서 이 '고속도로' 전체 구간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구간 면적은 24만㎢가 넘는다. 영국 면적과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가운데 코코스섬 반경 22km, 갈라파고스 제도 반경 74km만이 보호구역이다.

헌 교수에 따르면 이 구간은 해양산맥으로 이어져 있다. 용암으로 구성된 이 해양산맥은 자기신호를 방출해 귀상어, 바다거북 처럼 자기신호에 의존해 자신의 위치를 찾는 해양생물에게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또 해양산맥은 '디딤돌' 역할을 해 해양생물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한다.

그러나 어업이 이 지역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낚시 배에 우연히 잡히기도 하고, 어망에 딸려들어가기도 한다.
또 상어들은 고기와 지느러미를 노린 낚시꾼들에게 불법적으로 잡히기도 한다.

미그라마 창립멤버이자 거북섬보존네트워크 이사이기도 한 토드 스타이너는 해양 생태계 정점에 있는 배암상어(타이거상어)의 개체수를 유지하는 것이 생태계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이 해양 고속도로 보존은 이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같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는 요인들 가운데 어업은 그나마 통제가 더 쉽다면서 이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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