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4월 코로나19 확진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확진자 접촉으로 또다시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국 내에서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 해제를 앞두고 주요 인사들이 감염 위험에 처하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18일 발표에서 국민보건서비스(NHS)로부터 존슨과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이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존슨이 수도 런던 교외의 총리 별장인 체커스에 머물면서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한다고 알렸다. 존슨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치료를 마친 직후에도 체커스에 머물며 업무를 봤다. 존슨 뿐만 아니라 수낙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NHS 규정에 의하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10일 동안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총리실은 총리가 접촉한 확진자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지난달 새로 취임한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이 1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존슨과 수낙 역시 자비드와 접촉했기 때문에 격리에 들어간다고 추정했다.
존슨과 수낙은 당초 NHS와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이 진행하는 ‘접촉자 일일검사 시범사업’에 참여하여 원래 집무실에서 계속 업무를 보려고 했지만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자 계획을 바꿨다. 해당 시범사업은 증상이 없는 확진자 접촉자에게 1주일간 매일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 음성이 나오면 격리의무를 면제하고 필수 활동을 허락하는 프로그램이다. 존슨이 격리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제1야당인 노동당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자신들이 만들고 내 지역구민에게 따를 것을 요구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라며 총리를 비판했다. 이어 "현 정부는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국민을 경멸했다"라고 공격했다.
앞서 존슨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인구대비 70%를 넘어가면서 오는 19일부터 대부분의 방역 규정을 해제한다고 예고했다.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사적모임 규모 제한이 사라지며 병원과 공항 등 일부 장소를 빼고는 1m 이상 거리두기 규정도 없어질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현재 인도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신규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17일 기준 영국의 일일확진자 수는 5만4674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는 41명이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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