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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앞둔 '카카오뱅크', 거품 논란 딛고 흥행 노린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9 16:12

수정 2021.07.19 16:12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파이낸셜뉴스]수요예측을 앞둔 기업공개(IPO) 대어 카카오뱅크가 거품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적정 기업 가치가 공모가 하단 15조5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출범 4년만에 1700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확보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국내 은행 시장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20~21일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해외기관 9~21일)을 시작으로 26~27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이후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돼 있다.

카뱅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3000∼3만9000원, 공모 예정 금액은 2조1598억∼2조5525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예상 시가총액은 15조6783억∼18조5289억원이다. 4대 금융지주 중 하나금융지주(약 13조원)와 우리금융지주(약 8조원)를 넘어선다.


특히 카뱅은 공모가 책정을 위한 비교 대상에 국내 은행을 배제하고 외국 핀테크 업체만 포함한 탓에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비교 기업으로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 컴퍼니', 러시아 디지털은행 '틴코프 뱅크' 최대 주주 TCS홀딩, 스웨덴 디지털금융 플랫폼 '노르드넷', 브라질 핀테크(금융기술업체) '패그세구로' 등 4곳을 선정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비교 회사 선정 과정을 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회사 선정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특히 은행이 아닌 산업군에서 비교 기업이 선정된 것을 지목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카뱅 측은 모바일 기반 비대면 영업이라는 사업 특수성, 높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반 금융 플랫폼 역량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비교 대상으로 핀테크 업체를 선정하면서 평가 방식은 전통적인 은행 평가 방법으로 PBR을 도입한 것도 논란이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인터넷 은행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7.3배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15조6783억~18조5289억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국내 은행의 경우 KB금융이 0.52배, 신한지주가 0.50배 등 PBR이 1배 미만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간사는 비교 기업들의 평균 PBR을 이용해 카뱅 기업가치를 산출했다"면서 "비교 대상은 핀테크 기업으로 선정하되 평가 방식은 전통적인 은행 평가 방법인 PBR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반면 일부 해외분석기관에서는 카뱅의 성공을 예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기업인 번스타인은 디지털 환경이 발달된 국가 인프라, 막강한 카카오 에코시스템과의 융합, 간편하고 빠른 앱 고객경험, 높은 IT부문 직원 비율, 낮은 IT시스템 구축비용 등을 성공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카카오뱅크는 이미 국내은행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됐다"며 "생산성 측면에서 기존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카카오뱅크가 IPO로 늘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대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IPO 시장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쉽지 않은 만큼 카카오뱅크도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이후 상한가로 직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공모가는 상단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현재 공모가 밴드의 밸류부담은 높아보이며, 상단으로 확정되면 밸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부담이 높은 공모가는 수요예측 단계에서 제시될 수 있지만 시장 가격의 저항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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