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함 301명 중 247명 확진
증상 발생에도 PCR 대신 간이검사
방역 매뉴얼에 의료 인프라도 부족
野 "文 대통령 사과..국방장관 문책해야"
증상 발생에도 PCR 대신 간이검사
방역 매뉴얼에 의료 인프라도 부족
野 "文 대통령 사과..국방장관 문책해야"
구체적인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서 승조원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매뉴얼, 의료 인프라 등 기본적 지원마저 미흡했다는 점에서다.
군 의료진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난 3월에라도 백신을 지원했더라면 대규모 집단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승조원 82% 확진 배경엔 軍 당국 '소극 대응'
청해부대 34진 승조원은 사실상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공동 생활구역이 많은 함정 특성상 감염병에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승조원 전원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 34진이 출항한 지난 2월에는 보건당국의 접종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접종할 수 없었단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은 이상반응 발생 시 응급대처가 제한되고 함정 내 백신 보관이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기항 일정에 맞춰 백신 접종이 가능한 데다 공중급유수송기로 냉장 보관해 이송이 가능하다는 반론이 나온다.
증상자 발생 시 바로 유전자증폭(PCR)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도 군의 방역 실책으로 거론된다. 지난 2일 감기 증상자가 발생했지만 10일에는 신속진단키트를 통한 간이검사만 이뤄졌다. 당시 40여 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13일 유증상자 6명에게 PCR검사를 실시한 결과 6명 모두 확진 판정을 받았다.
파병 부대 특성을 고려한 매뉴얼이 미흡했던 것도 방역 구멍의 한 원인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군은 방역 당국의 권고를 담은 파병 부대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백신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함정이 기항지에서 물자를 보급 받는 과정에서 감염 가능성이 있음에도 군 당국은 전원이 음성 판정을 받아 다소 안일하게 대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 관계자는 증상자가 다수 발생한 지난 13일 이후에는 청해부대와 의무사령부가 비대면으로 소통하며 상황 관리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초유의 집단감염 발생에 야권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SNS를 통해 "이게 나라입니까"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이번 사태에 대해 군 장병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무사안일에 빠져 있는 국방부장관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야권 대선주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또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문제는 국회가 나서서 진실을 규명하고 국방부와 군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4월 해군 상륙함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거론, "해외 파병 중인 청해부대 함정을 점검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게 상식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국가의 무능이자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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