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美, 옛것의 동의어 아니다
전통이 새로움이 되는 시대, 전통은 한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현대와 조우하며 계속 진화해간다는 것을 인식시키고자 하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전은 박물관의 문화재와 미술관의 미술작품을 서로 마주하고 대응시키면서 시공을 초월한 한국 미의 DNA를 찾고자 하는 전시다. 특히 근대의 미학자인 고유섭, 최순우, 김용준 등의 한국미론을 통해 한국의 대표 문화재 10점을 선정하고,전통이 한국 근현대 미술에 미친 영향과 의미는 무엇인지 바라보고자 했다.
전시는 성(聖), 아(雅), 속(俗), 화(和)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눠 구성됐다. 삼국시대 고구려 벽화에 그려진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의 도상이 근대 화가의 작품들과 조우하고 신라시대 왕관과 석굴암에 앉아있는 부처상이 이숙경의 도자 작품과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가 꽤 깊은 곳에서 연유함을 살펴본다. 고려청자에 그려진 장식 기법이 이중섭의 작품의 어린 아이 형상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달항아리와 분청사기의 빛이 김환기를 비롯해 우리 근현대 단색화 화가들의 색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역시 조망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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