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광주 지하철 1호선 열차 내에 게재된 '19금 시'에 대해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20일 뉴스1 기사 <"엄마 '화냥기' '용두질'이 뭐야"…지하철 '19금 詩'에 화들짝> 보도 이후 포털 사이트 뉴스 댓글 창엔 시민들의 주장과 의견이 분분하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해당 시가 공공장소에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지하철을 운행하는 광주도시철도공사를 향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예술을 예술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은 "얼마나 좋은 시들이 많은데 고르고 고른 게 이런 시냐"며 "성적 행위, 게다가 강제성이 담긴 성행위를 표현한 시를 예술작품으로 추켜세우는 문화가 저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공공장소에서 자위 행위를 표현한 시가 예술적 표현으로 인정된다면 바바리맨은 행위 예술가로 봐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수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해당 시가 성적인 요소를 다룬 것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네티즌 A씨는 "난해한 표현이 문제인 것 같다. 표현을 좀 더 소심하고 부끄럽게 (조심스럽게) 했다면 분명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네티즌 B씨는 "시는 시일 뿐이고 도덕적으로 평가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공공장소에 게재되는 시인 만큼 전 연령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고려됐으면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시가 내려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아쉬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도 "예술 작품 그대로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예술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나 가치가 달라질 수 있으니 날 선 댓글이 아닌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장소에 적절치 못한 시가 게재된 일이 단순히 광주시만의 사례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
타지역에 살고 있다는 C씨는 "지하철역에 게재된 시들을 읽다 보면 유치하고 수준이 떨어지는 시가 많다"며 "전국적으로 시화를 걸어놓은 지하철 역사를 일제 점검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D씨 역시 "한 지하철에서 사춘기 딸의 브래지어를 소재로 쓰인 시를 본 적이 있다"며 "읽다가 어이가 없고 얼굴을 붉혔다. 분명한 기준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앞서 광주 지하철 1호선 열차 내에 담긴 모 시인의 '영취산, 진달래' 작품 속 선정적 표현 방식이 알려지며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해당 시는 전남 여수 영취산에 핀 봄날의 진달래 풍경을 성적 행위에 빗대 표현했다. 예술적 은유로 '화냥기'와 '용두질'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 뜻인 '남자를 밝히는 여자의 바람기', '남성이 여성과의 육체적 결합 없이 자기의 생식기를 주무르거나 다른 물건으로 자극하여 성적 쾌감을 얻는 일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고려하면 공공장소에 어울리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포털사이트에 '용두질'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노출하기 부적합한 결과가 있다며, 연령 확인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에 전날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여태껏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 못한 데다 게재된 시의 선정 기준이 모호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점검을 약속했다.
공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게 하려고 광고가 붙지 않은 게시판에 시화를 설치했다"며 "당시 전문 단체와 시인과의 협업 등으로 게재했지만 명확한 선정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른 시일 내로 열차를 점검해 이 시와 다른 시화들에 대해서도 확인 절차를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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