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감독 "그 정서가 집약된 게 바로 아신이라는 주인공"


[파이낸셜뉴스] “‘킹덤:아신전’은 모든 것의 시초, 모든 것의 시작인 이야기.”
전 세계에 ‘K-좀비’를 알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으로 돌아온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스페셜 에피소드로, ‘킹덤’의 전사(前史)이다.
김은희 작가는 20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생사초는 어디서 왔나, 아신은 도대체 누구이고, 북방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성훈 감독은 “시놉시스를 읽고 작가님이 쓴 글 중 가장 완벽한 글 같다고 모니터링했었다"며 “김은희 작가는 마치 이야기의 화수분 같다”고 했다. “(종국에는) 김은희 작가와 결혼한 장항준 감독님이 아주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차디찬 북방으로 스토리 확장
역병에 걸린 생사역들이 들불처럼 번지며 조선을 집어삼켰던 ‘킹덤’ 시즌1이 남쪽 끝 동래(지금의 부산)에서 시작해 시즌2에서 한양의 궁까지 도달했다면, ‘아신전’은 차디찬 북방으로 눈을 돌린다. 시즌2 말미에 생사초의 기원을 찾아 북방으로 향했던 이창 일행은 새로운 인물 아신을 맞닥뜨린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가 차가운 성질을 가진 풀이다 보니 폐사군, 개마고원 등 조선의 북방 지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선 세종 때 여진족을 막기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에 사군(四郡)을 운영했으나, 이후 100년 가까이 사람의 출입이 통제됐었다.
김작가는 “폐사군에 대한 기록을 발견하고, 만약 이곳에 생사초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 일대에 살아가는 성저야인을 주인공으로 두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성저야인은 함경도 변방의 성(城) 밑 주변에 거주하던 야인을 뜻한다.
극중 아신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성저야인으로 멸시받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아신 역을 맡은 전지현은 시즌2 마지막에 등장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언니가 왜 거기서 나오냐? 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킹덤의 세계관이 확장되겠구나, 그것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기쁨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작가는 “아신은 아픔을 안으로 갈무리한 무사 같은 인물”이라며 “전지현이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하나, 전 ‘암살’ 등에서 어둠과 아픔을 연기한 전지현이 멋있었다”고 부연했다.
전지현은 “킹덤 시리즈와 김은희 작가 팬이라서 작가님을 사석에서 봤을 때 좀비 역할이라도 좋으니 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큰 역할을 줘 감사했다”고 답했다.
■ "'킹덤' 시리즈의 좀비는 아픔과 설움 있어 안쓰러웠다"
‘킹덤’ 시즌2에서 세자 이창과 함께 생사역으로 뒤덮인 궁을 지켜낸 어영대장 민치록 역의 박병은도 합세해 시리즈의 연속성을 잇는다. 민치록은 조선을 지키기 위해 성저야인을 이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박병은은 “평소 좀비물은 좋아하지 않으나, ‘킹덤’시리즈의 좀비는 아픔, 설움이 잇는 좀비라서 짠하고 안쓰러웠다. 죽일 때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아신의 아역인 김시아를 비롯해 김뢰하, 구교환이 새롭게 합류했다. 영화 ‘미쓰백’ ‘백두산’의 김시아는 어린 아신으로 분했다.
김뢰하는 아신의 아버지 타합 역을 맡았다. 김은희 작가가 “민초를 상징하는 캐릭터"라며 “조상들을 품어줬던 조선을 위해 밀정 활동까지 마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살인의 추억' 등에서 김뢰하는 “비열하거나 못된 캐릭터를 주로 했는데, ‘아산전’에서 타합은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폭력과 불이익을 감수하는 인물이다. 이 역할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감사하다”고 했다.
'반도' 등에서 활약한 구교환은 조선의 북쪽 경계를 위협하는 ‘파저위’의 수장 아이다간으로 파격 변신에 나선다. 김은희 작가가 “꼭 보여주고 싶었던 캐릭터"였다는 강조한 아이다간은 잔혹함의 끝을 보여주는 냉혹한 인물.
김성훈 감독은 “구교환의 예측할 수 없는 모습 덕분에 뻔하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로 재창조될 수 있었다"라며 캐스팅에 만족감을 표했다.
■ '아신전' 한에 대한 이야기
‘킹덤’시리즈를 함께 해온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은 이날 둘의 호흡을 묻는 질문에 서로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답했다.
김은희 작가는 “늘 자극을 주는 사람이다. 이렇게 밖에 못 써오냐고 할까봐 열심히 썼다.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 역시 “저 또한 이렇게 밖에 못 찍어 오나, 이런 말을 들을까봐 늘 집중하며 작업했다”고 답했다.
“총 92분. 1218컷으로 완성한 작품으로, 한컷 한컷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조선의 북방, 그 차가운 느낌을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킹덤: 아신전’은 한(恨)에 대한 이야기”라며 “그 정서가 집약된 게 바로 아신이라는 주인공이다. 시즌1, 2에서 다루지 않았던 또 다른 세계의 아름다움과 보다 깊어진 아픔, 그리고 장르적 재미가 공존한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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