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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의 라면값 인상, 음식료주 반등 신호탄 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0 17:28

수정 2021.07.20 18:07

코로나發 원가인상 부담 상쇄
내년 실적 상승 기대감 커져
오뚜기 4거래일새 5% 올라
농심·삼양식품도 줄상승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 음식료주 반등 신호탄 됐다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로 음식료업계의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 음식료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국내 2위 라면업체 오뚜기가 13년 만에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음식료주가 들썩이고 있다. 오뚜기에 이어 줄줄이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마진 스프레드(이익률)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오뚜기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18%) 오른 55만7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5일 평균 라면가격을 11.9% 올리겠다고 밝히자 당일 주가가 5.68% 올랐다. 오뚜기는 15일부터 4거래일 동안 5.5% 상승세를 보였다.

라면 값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라면업체인 농심(7.57%), 삼양식품(4.25%) 등도 최근 4거래일 간 주가가 상승했다.

소비자들의 반발로 인한 가격 상승 문턱이 높은 라면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주요 음식료 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간편식 업체들은 가장 저렴한 식사 수단인 라면의 판가 인상으로 가격 전략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주요 소재식품 업체들의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과 외식 업체들의 원재료 단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식료품 가격 인상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핵심 4대 소재식품인 전분당, 밀가루, 유지, 설탕 업체들도 원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간거래(B2B) 채널에서 실판가 인상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원재료 투입단가의 추가적 상승폭이 제한되는 가운데 주요 음식료 업체들은 판가 인상을 통해 마진 스프레드의 회복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거나 원재료 가격부담이 완화돼 마진 스프레드가 개선될 업체로 CJ제일제당, 대상, SPC삼립 등을 꼽았다.

특히 이러한 업체들은 소재식품과 가공식품이 수직계열화 된 것이 특징이다. 순수 소재식품 업체 대비 가격인상 수단이 많고 실적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원가 상승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강하다. 다만 오리온은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함에 따라 올 하반기에 원재료 단가상승 부담이 정점을 찍고 추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소재식품의 원재료 단가 상승으로 마진 스프레드가 낮아졌다"면서 "경쟁사들이 원가 상승 부담으로 판촉비를 줄이면서, 수직계열화 업체들의 마진 스프레드와 시장 점유율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2·4분기 주요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향하는 추세인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은 아미노산, 축산 시황 호조와 가공식품 판촉비 효율화가 긍정적이고 매일유업은 셀렉스 판촉비 효율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동원F&B와 CJ프레시웨이는 외식 수요 회복으로 인한 식자재유통, 단체급식 수요 회복 덕분이다. 동원F&B의 경우 참치캔 마지막 판가 인상 시점이 2017년 1월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원F&B의 2·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0% 늘어난 7877억원, 영업이익은 26.7% 증가한 209억원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본업(가공식품)은 최근 경쟁사 동향 감안시, 주요 카테고리의 판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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