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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탄핵’까지 소환한 李-李 설전… 흔들리는 ‘원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2 18:31

수정 2021.07.22 18:31

이재명측 "탄핵 강행" 강력 비판
이낙연측 "반대 했다" 공세 차단
SNS봉사팀 놓고 연일 공방 가열
송영길, 신사협정 제안하며 중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2일 부산 연제구를 방문해 암환자 재활과 사회 복귀 지원 단체 사단법인 '쉼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2일 부산 연제구를 방문해 암환자 재활과 사회 복귀 지원 단체 사단법인 '쉼표'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갈등이 연일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이 전 대표측이 '이재명 SNS 봉사팀'을 '도정 농단'으로 규정하며 화력을 집중하자, 이 지사측은 친노·친문 진영의 성역으로 불리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과정에서 책임론을 집중 제기하며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여기에 이 지사의 새로운 '욕설 파일'까지 등장하며 민주당이 강조해온 '원팀' 자체가 최대 위기를 맞는 형국이다.

민주당 지도부와 중앙당 선관위는 '신사협정'까지 제안하며 두 후보 진영에 자제령을 내렸지만, 1위 자리를 지키려는 이 지사측과 이를 탈환하려는 이 전 대표측 모두 빠져나올 수 없는 '네거티브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이재명측, "이낙연 盧탄핵 참여"

22일 이 지사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를 직접 언급하며 이 전 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이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시 사진들을 보니 (이 전 대표가)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사까지 했다"고 날을 세웠다. 쟁점은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이 전 대표가 야당의 탄핵찬성파 대열에 있었는지 여부로 모아진다. 친노와 386 중심의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한솥밥을 먹었던 새천년민주당의 탄핵안 강행 처리 시도에 저항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는 열린우리당이 아닌 새천년민주당 의원 신분이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탄핵안에 찬성한 적이 없으며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에 이 지사측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탄핵 사태 당시 이 전 대표가 한나라당 의원들과 스크럼을 짜며 탄핵 표결에 참여한 '증거 사진'을 게재하며 "왜 탄핵에 반대하면서 탄핵에 찬성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했는지 해명하라"고 질타했다.

더불어 이 지사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SNS 봉사팀'과의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특히 이 전 대표측이 대화방을 운영한 진씨와 이 지사가 함께 찍은 사진을 근거로 두 사람의 연관성을 제기하자 "그 분이 (문재인) 대통령과 찍은 사진도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낙연측, '도정농단' 총공세

이 전 대표측은 '이재명 SNS 봉사팀'을 '도정농단'으로 규정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진씨가 경기도 예산으로 80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받았던 점을 언급하며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벗어난 게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이 전 대표측은 국가 선관위와 민주당 중앙당 선관위의 진상조사가 미진할 경우 직접 고발도 가능하다고 밝힌 만큼, 양측의 갈등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태 당시 "반대 표결을 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탄핵 공세' 차단에 나섰다. 이낙연 캠프 최인호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자 야멸차게 차별화하려고 한 것은 이재명 후보"라며 반격했고 오영훈 의원은 "최소한의 팩트체크를 하라"며 역공을 펼쳤다.

■與지도부, 분위기 전환 대책 마련

한편, 민주당 대선 경선은 이 지사의 새로운 '욕설 파일'이 공개되면서 또다른 변곡점을 맞게 됐다. 이 지사는 해당 녹취록의 배후로 이 전 대표측을 의심하고 있고 이 전 대표측은 캠프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도덕성 공세'에 나섰다. 이에 이 지사측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집권여당 대선 경선이 '법정 다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 경선이 진흙탕 싸움으로 비화하자 후보자들을 중재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신사협정'을 언급하며 네거티브 자제를 요구했다. 또다른 대선주자인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양강의 네거티브에 대해 "청산해야 할 구태정치 그 자체다. 계속 할 거면 집에 가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경선 국면 자체를 정책 검증 국면으로 돌리기 위한 작업에도 착수했다. 경선 일정을 5주 연장하며 순연됐던 TV 토론을 오는 28일과 내달 4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또 대선 정책준비단을 출범 시키며 당 차운의 대선 공약 마련에도 돌입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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