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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 착수
CBDC 발권과 지갑관리 포함해 송금-결제 기능 구현
블록체인 용량 확대-실물카드 제작 등 협력사 역할도 주목
[파이낸셜뉴스] 한국형 디지털화폐 사업이 내달 첫삽을 뜬다. 당장 국내에서 전국민이 쓰는 디지털화폐가 상용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미국과 중국 등 전세계 주요국의 디지털화폐 발행이 본격화될때 우리나라도 시의적절히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CBDC 발권과 지갑관리 포함해 송금-결제 기능 구현
블록체인 용량 확대-실물카드 제작 등 협력사 역할도 주목
8월 한국형 디지털화폐 개발 착수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모의실험 연구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자회사로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클레이튼을 개발했다. 한은은 이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CBDC 발행과 유통, 결제 등 지급결제 전반의 혁신을 시험할 예정이다.
그라운드X는 한국은행의 CBDC 사업 주관사로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7개 협력사가 참여한다. 여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하는 것을 한은에서 금지했기 때문에 단일 기업이 사업 전체를 주도하는 역할로 나서고, 시스템 구현 과정에서 협력사들이 힘을 보태는 구조로 진행된다.
CBDC 모의실험 협력사엔 그라운드X와 마찬가지로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블록체인 기술전문기업인 온더와 컨센시스, IT 통합전문기업 코나아이 등을 비롯해 컨설팅 역할로 참여하는 KPMG와 에스코어 등이 있다.
민간 기업들은 금번 모의실험에서 CBDC를 취급할 수 있는 전자지갑 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한은의 CBDC 발권 및 지갑 관리 업무를 지원한다. 해당 시스템이 구현될시, 이용자는 자신의 스마트폰 내 온라인 지갑에서 CBDC를 외부로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고,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실물카드로 CBDC를 쓸 수 있다. 이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내 CBDC 지갑 잔액은 동일하다.
그라운드X 주축으로 7개사 협업
다음달부터 내년 6월까지 10개월간 진행되는 CBDC 모의실험 기간동안 그라운드X는 이번 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CBDC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인 클레이튼이 누구나 참여 가능한 퍼블릭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한은에서 요구하는 허가형 블록체인과는 맞지 않는 바, 그라운드X는 CBDC 사업에 맞게 사전에 허가된 그룹만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형태의 블록체인을 새롭게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그라운드X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개발사 컨센시스와 지난 4월부터 프라이빗 버전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개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 전문기업 온더는 자체 블록체인 확장성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데이터 처리 환경을 구현한다. 온더는 지난 2017년부터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초로 블록체인 데이터 처리 용량을 높이는 개발 작업을 전개해왔다.
예금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CBDC 실험에서의 수탁 역할을 맡고, 송금과 결제 부분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페이는 CBDC 유통 업무를 담당한다.
한은에서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CBDC를 송금하거나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주문한만큼 코나아이가 오프라인에서 쓰는 CBDC 카드를 제작한다. 코나아이는 지난해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신용카드 형태의 콜드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가상자산 지갑)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한편 이번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하는 에스코어는 삼성SDS 자회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업계에선 삼성SDS가 그라운드X와 함께 CBDC 모의실험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삼성SDS는 직접 참여하는 대신 자회사를 통한 간접 참여 형태로 결정지은 모양새다.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에스코어는 이번에 협력사로 참여하는 KPMG와 함께 사업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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