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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성추행 사건 144일째.. 국선변호인 기소 여부도 결정 안 됐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3 12:21

수정 2021.07.23 12:23

'민간 전문가' 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6차 회의
양성평등센터장·15비 간부에 '불구속 기소' 권고
수사 지지부진... 오는 8월 13일 장 중사 '첫 재판'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7월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이 지난 7월 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모 중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늘(23일)은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144일째 되는 날이다. 성추행 피의자 장 중사,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노 준위·노 상사 등 핵심 피의자 3명이 구속 기소됐지만 수사는 더디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이 중사에게 법적 조력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단 혐의를 받는 국선변호인 기소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부실 조력' 의혹을 받는 국선변호인에 대해 불기속 기소를 권고했다.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는 수사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위원회가 제시한 의견에 법적 효력은 없지만 군 검찰은 이들의 의견을 존중해 처분해야 한다.

23일 국방부에 따르면 위원회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제6차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열고 국선변호인과 공군 양성평등센터장, 15비행단 레이더정비반장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군 검찰 측과 피의자, 유족 측 의견을 모두 청취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이 중사 법적 조력을 담당했던 국선변호인 이 모 중위(당시 공군 법무실 소속)는 직무유기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중위는 국선변호인 업무를 수행할 당시 이 중사와 대면 상담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갑숙 공군양성평등센터장은 사건 초기에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상부에 늑장 보고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다. 레이더정비반장은 부대에 성추행 피해 사실을 유포하는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군 검찰은 피해자에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강요하고 부당하게 질책한 15비행단 간부에 대한 징계를 의뢰했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가해자인 공군 장모 중사가 6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뉴스1.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가해자인 공군 장모 중사가 6월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뉴스1.
공군 성추행·사망 사건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난 6월 21일 구속 기소된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의 '첫 재판'이 3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8월 13일 장 중사의 혐의(군인등강제추행치상, 특가법상 보복협박)를 심리하는 1차 공판기일이 열린다.

공군 이 중사 성추행 사건은 지난 3월 2일 발생했다. 장 중사는 회식 후 돌아오던 차량 안에서 이 중사를 성추행하고 이 중사가 피해 사실을 보고하려 하자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속 상관인 노 상사와 노 준위는 사건 무마를 위해 피해자를 회유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중사는 지난 5월 18일부로 20전투비행단에서 15전투비행단으로 전속한 후, 5월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 측은 지난 8일 국방부 합동수사단 중간수사결과 발표 후 입장을 내고 "군 당국에 문재인 대통령의 (엄정한 수사) 약속 이행을 위한 특단책 마련을 요청한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현재 국방부의 수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사건이 발생한 지 144일째 되는 날이다.
'첫 재판'은 열리지도 않았다.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숨진 공군 이 모 중사의 부모가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첫 입장발표 기자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숨진 공군 이 모 중사의 부모가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첫 입장발표 기자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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