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무고한 편의점 종업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중국인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부(김경란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A씨(40대·중국 국적)가 제기한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 화성시 향남읍의 한 편의점에서 편의점 종업원 B씨(20대·우즈베키스탄 국적)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손님 등과 웃으며 인사하는 B씨를 보며 'B씨가 자신을 감시하며 비웃는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A씨는 B씨에게 "왜 감시를 하냐" "누가 시킨 것이냐" 등 따져물었고, B씨가 "왜 그러시냐"고 응대하자 화가 나 인근 자신의 고시원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했다.
범행 후에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당시 망상장애 또는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측의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씨가 정신질환 치료 전력이 없었던 점, 범행 내용 및 수사 단계에서 보인 태도 등을 볼 때 1심의 심신미약 감경 판결은 사실 오인 및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며 항소했다.
반면 A씨는 징역 20년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범행 당시 피고인은 망상장애 내지는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된다"며 원심 판결을 존중했다.
이어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과 기록에 나타난 양형조건 등을 볼때 원심의 형의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 모두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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