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뿐 아니라 알짜 중소형주까지 IPO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와 다음주 카카오뱅크(이하 카뱅)와 크래프톤의 일반 청약이 나란히 진행된다. 카뱅은 26~27일, 크래프톤은 8월 2~3일이다. 8월 4~5일 일반 청약이 예정됐던 카카오페이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로 일정이 4·4분기로 미뤄지게 됐다.
이들 2개 종목의 시가총액(공모가 또는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규모는 42조8801억원에 달한다. 10조원 이상 대형 종목의 IPO가 10일간에 집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 2' 이외에도 중소형 기대주가 넘친다.
숙취해소 음료 '컨디션' 제조사로 알려진 HK이노엔은 7월 22~23일 수요예측과 29~30일 청약을 거쳐 8월 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공모주식수는 1011만7000주로 공모예정가는 5만~5만90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7054억원으로 대웅제약(1조7843억원)과 종근당(1조5140억원) 등과 비슷한 규모다.
이외 한컴그룹 계열사 안전장비기업 한컴라이프케어와 SCM 솔루션 시장 1위 업체인 엠로, 디지털 플랫폼 업체 플래티어 등도 수요예측과 청약을 진행한다.
국내 렌터카 1위업체인 롯데렌탈 역시 8월 8~9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조1614억원에 달한다.
■IPO 대어, '따상' 성공 쉽지 않을 듯
IPO 대어가 줄줄이 상장하면서 '따상(공모가 두 배 후 상한가 직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예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을 시작으로 카카오게임즈와 하이브 상장 당시 '따상' 또는 '따상상(시초가 두 배에 상한가 두 번)'이 당연시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엔 시장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역시 상장 첫날 매물을 던지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인터넷 은행 최초 상장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카뱅 역시 '따상'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카뱅은 지난 22일 공개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1667곳 기관들이 몰리며 주문금액이 2585조원에 달했다. 역대 최고치(2417조원)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낮은 의무보유 확약비율과 적지 않은 유통가능 물량으로 상장 첫날 '따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카뱅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전체 공모물량 6545만주 가운데 우리사주조합에 20%, 일반 투자자와 기관에 각각 25%, 55%가 배정된다.
이 중 기관 물량의 87.6%를 외국계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와 시티그룹글로벌마켓이 인수하는데 이들의 의무보유(최단 15일에서 최장 6개월) 확약 비율이 13.4%에 그친다는 점이 문제다.
기관 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을 경우 상장 첫날 매도 물량이 쏟아져나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5월 11일 상장한 SKIET가 '따상'에 실패하고 당일 주가가 시초가 대비 27% 하락 마감한 배경으로 외국계 기관들의 차익 실현 물량 출회가 꼽힌 바 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카뱅이 '따상'으로 갈 경우 시총 45조원을 넘어서게 된다"며 "가파른 성장성과 큰 기대감을 감안하면 '따'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복청약 금지에 청약 막판까지 '눈치싸움'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일반 개인 청약을 진행한다. 전체 공모 물량의 25%인 1636만2500주가 대상이며 이 중 절반은 균등 배정, 나머지 절반은 비례 배정 방식으로 배분된다. 균등 배정은 10주 이상을 청약한 사람에게 주식을 균등하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청약에 참여하려면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중 최소 한 곳에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청약 전날인 25일까지 계좌가 있어야 하며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은 청약 첫째날인 26일 비대면 계좌를 열면 청약이 가능하다.
중복청약이 금지된 만큼 마감(27일 오후 4시) 직전까지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 일반청약 보유 물량은 KB증권(881만577주·54%)이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597만8606주·37%), 하나금융투자(94만3990주·6%), 현대차증권(62만9327주·4%) 순이다.
공모주 청약 수수료는 증권사별로 차이가 있다. 건당 오프라인 수수료는 KB투자증권이 4000원, 한국투자증권은 회원 등급에 따라 3000원 또는 5000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00원, 현대차증권은 50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온라인 기준으로 KB증권은 1500원,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은 2000원이며 하나금융투자는 무료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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