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오현지 기자 =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들의 신상정보가 결국 공개됐다. 주범은 48살 백광석, 공범은 46살 김시남이다.
제주경찰청은 26일 오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 혐의로 구속된 백광석, 김시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의위에는 제주경찰청 소속 경찰관인 내부위원 3명과 변호사, 의사, 종교인 등 외부위원 4명 등 모두 7명이 참여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경찰은 4개 요건을 모두 충족한 특정강력범죄사건 피의자에 한해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4개 요건은 첫째,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일 것, 둘째,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셋째,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것, 넷째, 피의자가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것 등이다.
심의위는 백광석과 김시남의 경우 해당 4개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심의위는 "피의자들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고 범행 도구를 구입하는 등 계획적인 범행임이 확인됐고, 성인 두 명이 합동해 중학생인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으며, 그 결과가 중대할 뿐 아니라 피의자들이 범행을 자백하는 등 증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심의위는 "피의자들의 인권과 피의자들의 가족, 주변인들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비공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으나 국민의 알 권리 존중, 재범 방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등 모든 요건을 충족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백광석과 김시남은 제주 성당 살인사건 피의자 중국인 첸궈레이,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유포사건 피의자 배준환에 이어 제주에서 강력범죄사건으로 신상정보가 공개된 네 번째 사례가 됐다.
경찰의 이번 결정으로 공개된 백광석, 김시남의 신상정보는 이름과 나이, 주민등록증 사진이다.
두 피의자의 현재 얼굴은 27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찰은 두 피의자의 마스크 착용 여부와 포토라인 설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신상공개 결정에 따른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피의자 가족보호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팀장은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이 맡는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피의자의 정보를 해킹하거나 가족 등 주변 인물을 SNS에 공개하는 등의 행위는 형사처벌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경찰은 백광석과 김시남의 경우 관련 4개 요건 중 범행수단의 잔인성과 공공의 이익 요건을 불충족한다고 판단해 지난 21일 두 피의자를 심의위에 회부하지 않는 방식으로 신상정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경찰은 사흘 만인 지난 24일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점, 수사 과정에서 공모관계와 계획범죄에 대한 증거가 추가로 확인되고 있는 점을 들어 두 피의자를 심의위에 회부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한편 백광석과 김시남은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중학생 A군(16)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
경찰은 백광석이 자신과 1~2년간 함께 살며 사실혼 관계였던 A군 어머니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자 앙심을 품고 김시남과 공모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두 피의자가 A군 어머니가 집을 비운 대낮에 주택 뒤편으로 몰래 다락방에 침입한 점 등의 현장 상황에 비춰 계획범죄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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