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성년자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봐야 할까. 현행법에서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경찰은 4·7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유세 현장에서 지지 발언을 한 미성년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강모군(17)과 그를 연설자로 모집·지정하는 데 관여한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2명 등 3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서울남부지검에 사건을 넘겼다.
강군은 지난 4월 1일 양천구 이마트 목동점 앞에서 열린 박 후보 선거 유세 중 단상에 올라 박 후보 지지 발언을 했다. 사회를 맡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생애 첫 투표자”라고 강군을 소개했다.
고등학교 2학년인 강군은 “사실 제 나이는 18살로 2004년생,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라며 “저에게는 투표권이 없고 입당할 수도 없지만 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생 때 사회 교과 선생님이 ‘투표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최악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 이 순간 최악의 후보는 과연 누구냐”라고 했다.
이때 전 의원이 강군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는데, “지지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공직선거법상 미성년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공무원과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미성년자를 포함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이들에게 선거운동을 하도록 하면 부정선거운동죄에 해당, 3년 이하의 징역이나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경찰은 지난 4월 6일 강군과 박 후보 캠프 관계자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고발을 접수했다. 이후 내사를 거쳐 3개월 가까이 수사를 이어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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