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주도 '기술지원 프로젝트' 시작
고정밀 슈팅머신·AI 코치·맞춤형 그립 등 지원
[파이낸셜뉴스] 한국양궁이 2020 도쿄올림픽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휩쓸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재확인했다. 수십년간 세계 양궁계를 지배하고 있는 저력 뒤에는 양궁이라는 스포츠에 접목된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R&D) 기술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에 첨단 미래기술이 더해지며 세계 최고의 기량을 한단계 더 끌어 올렸다.
고정밀 슈팅머신·AI 코치·맞춤형 그립 등 지원
26일 2020 도쿄올림픽 양구영기에서 현재까지 열린 3개 종목 모두를 석권한 한국 양궁 뒤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혁신 기술지원이 뒷받침 됐다.
먼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대한양궁협회 회장)의 주도로 '도쿄대회 석권'을 목표로 기술지원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세계 최강의 한국 양궁이지만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R&D 기술을 접목하면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브라질 리우대회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함께 다양한 기술 지원방안을 논의해 왔다. 양궁선수들이 평소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청취하고 그룹이 가진 R&D 기술로 지원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검토했다. 이를 통해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전 기반 심박수 탐지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선수 맞춤형 그립 등 5대 분야에서 기술 지원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비전 기반의 심박수 측정 장비'를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에 지원했다.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비로 경기나 훈련 중 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했다.
AI 딥러닝 기술도 제공했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는 현대차그룹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 주는 기술이다. 선수와 코치는 최적화된 편집 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할 수 있었고, 이는 곧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기존에는 훈련 및 경기 중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쏘는 자세를 촬영한 영상과 표적에 화살이 적중하는 영상을 사람이 일일이 대조하며 분석 데이터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코치'는 영상 속 선수의 셋업 및 릴리즈 시점과 과녁 영상 내 화살이 꽂히는 시점만을 정확히 포착해 하나의 짧은 영상으로 자동 편집해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 및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선수들이 이미 손에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스캔해 그 모습 그대로 3D 프린터로 재현했고 지난 리우대회부터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제공해 왔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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