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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대신 고급예물" 명품관 줄세운 보복소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7 18:17

수정 2021.07.27 18:42

百 해외브랜드 상반기 매출 45% ↑
"신혼여행 대신 고급예물" 명품관 줄세운 보복소비
#. 20대 A씨는 최근 수차례 '샤넬런'에 도전해 눈여겨보던 가방을 샀다. 매장이 열리기 한참 전인 오전 8시께 백화점을 찾았지만, 이미 샤넬 매장 입장 대기표를 기다리는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A씨는 "월급을 조금씩 모아서 해외여행 가는 재미로 직장생활을 버텼는데, 코로나19로 막혀 큰마음 먹고 명품백을 샀다"고 말했다.

#. 다음 달 결혼하는 30대 B씨는 최근 예비신부와 함께 백화점 명품 주얼리 매장에서 이전에 봐뒀던 예물보다 2배 비싼 결혼반지를 맞췄다. 그는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가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결혼식 규모가 줄어 결혼예산이 많이 남았다"며 "매장에 재고가 없어 예약을 걸어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가 백화점 명품 브랜드로 쏠렸다.

유럽, 동남아 등 해외여행 소비가 불가능해지자 명품 소비로 억눌린 '코로나 스트레스'를 달래는 진풍경이 벌어지면서 백화점 매장에서 샤넬, 고급 주얼리 등 명품 매출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8.6%) 부문과 온라인(16.1%) 부문이 모두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특히 해외여행에 제약이 지속되자 백화점 유명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5% 급성장했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보복소비 심리가 폭발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만 26.2% 상승하며 오프라인 소비를 주도했다.

백화점별 상반기 명품 매출(전년 대비)을 살펴보면 신세계백화점의 럭셔리 주얼리&워치가 65.6% 늘었고, 롯데백화점 명품 주얼리(해외보석) 52.5%, 현대백화점 수입주얼리는 87.4%를 기록했다.

명품 가방의 상징인 샤넬은 일단 사두면 가격이 오른다는 인식에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했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샤넬 클래식 스몰 가격은 7월 기준 연초 대비 13.8%(785만원→893만원), 클래식 플랩 백 미디움은 12.5%(864만원→971만원), 클래식 라지는 11.4%(942만원→1049만원) 올랐다. 샤넬은 올해 가방 가격을 3회 올렸는데, 희소가치 등으로 중고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달 초 명품 인상 소식이 예고되자 오픈런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영업시간 이전부터 매장 주변이 장사진을 이뤘다"며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나를 위한 소비' 트렌드가 '명품 플렉스'(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는 것)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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