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 남북관계 돌파구 마련
‘친서 교환’ 김정은 전면 나서 주목
남북간 협력사업 재개 발판 기대
"북·미 협상 병행도 함께 풀어야"
‘친서 교환’ 김정은 전면 나서 주목
남북간 협력사업 재개 발판 기대
"북·미 협상 병행도 함께 풀어야"
■남북 정상, 친서교환 통해 '합의'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판문점선언 3주년을 계기로 이뤄진 수차례 친서교환을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 '노딜'로 끝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남북 관계가 교착상태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큰 의미를 갖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은 남북 관계가 오랜 기간 단절돼 있는 데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조속한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대북전단 문제로 김여정 부부장, 김영철 부위원장이 주도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관계를 대적관계로 바꾸고 단절시켰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해서 관계를 풀어보자고 하는 쪽으로 결론이 잡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락선 복원이 남북 간 협력사업 재개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비롯해 코로나19 대응 등 보건협력, 개별관광 및 개성공단 가동 재개,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작업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왕래 등 9·19 군사합의에 따른 협력사업 등이 북한의 미온적 태도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취임 1년을 맞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이제 시작이다.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등 더 노력해나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날 "전격적으로 이뤄진 통신선 연결은 냉각기인 남북 상황에서 전환을 의미해 환영한다"며 "하루빨리 개성공단 가동이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전문가 "韓, 촉진자 역할 중요"
남북 간 대화채널이 복원되긴 했지만 북·미 관계 등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미 협상이 멈춰 선 상황에서 남북 대화 재개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이에 북·미 사이에서 한국의 촉진자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대화는 하반기에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문제는 북·미 대화"라며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 북한은 제재완화나 연합군사훈련 없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북·미 간 접점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 원장도 "4월에 (남북 정상이) 친서교환을 시작했고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며 "5월 회담에서 (친서)내용이 반영된 것이고 그 전 합의를 이행하는 조건하에서 미국 행정부가 조율된 접근방법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구체적인 조건을 관망하지만 북한이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을 걷어찬 것은 아니고 서로 조건을 타진하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우리가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북·미 관계도 자연스럽게 후행한다는 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과의 조율을 중요시한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라는 것이 고 원장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남북 관계 진전을 촉진해 북·미 대화와 선순환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근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나경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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