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는 28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기록으로 전체 16명 중 4위를 차지하며 상위 8명이 오르는 결승에 진출했다. 47초56은 한국 신기록일뿐 아니라 아시아 신기록으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 종목 결승에 올랐다. 이날 준결승전을 치른 16명의 선수 중 아시아인은 황선우가 유일했다.
황선우는 지난 27일 벌어진 예선에서도 47초97을 기록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종전 한국기록(48초04)을 0.07초 단축해 전체 6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이를 또 0.41초 줄인 것이다. 이 기록은 2014년 중국의 닝쩌타오가 세운 47초65의 아시아 기록을 0.09초 앞당긴 것으로, 러시아의 안드레이 미나코프가 지난해 10월 수립한 주니어 세계신기록(47초57)을 넘어선 것이기도 하다. 이 종목 세계 기록은 브라질의 세자르 시엘루가 가진 46초91이다.
올림픽 전부터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을 수차례 갈아치우며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급부상한 황선우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는 경험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더욱 진화하고 있다.
남자 자유형 100m는 전 세계적으로 워낙 경쟁이 치열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들에게도 넘기 힘든 벽이다.
올림픽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금메달을 포함해 몇 차례 메달을 수확했지만 1956년 호주 멜버른 대회부터는 단 한 명의 아시아 선수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 자유형 100m 시상대에 선 아시아 선수는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닝쩌타오가 유일하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조차도 1956년 멜버른 대회에 출전한 다니 아쓰시(일본) 이후 황선우가 65년 만에 처음이다. 다니는 당시 7위를 차지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가 밝힌 경기 일정에 따르면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은 29일 오전 11시37분으로 예정돼 있다. 황선우는 이번 결승에서 메달도 노려볼만하다.
황선우가 이날 경기에서 3위 내에 든다면, 아시아 수영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1952년 헬싱키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스즈키 히로시 이후 69년 만에 이 종목에서 메달을 딴 아시아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준결승 전체 4위인 황선우와 전체 1위를 기록한 러시아의 클리멘트 콜레스니코프와의 격차는 단 0.45초 차이다. 콜레스니코프 외에 황선우보다 앞선 선수는 차세대 수영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47초23)과 이탈리아의 알레산드로 미레시(47초52) 뿐이다.
황선우는 준결승을 마친 뒤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와서 너무 만족한다. 이 정도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것 같다. 아시아 신기록이기도 해서 정말 기분 좋다"며 "일단 결승에 오른 것으로 만족한다. 컨디션 관리를 잘 해서 29일 오전 열리는 결승에서 또 최고의 기록을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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