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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도착한 강경파 신임 中대사 "中 투쟁 끝 없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29 09:39

수정 2021.07.29 09:39

-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글 올려 "현재 중미 관계 새 역사의 고비"
- 외신의 전랑(늑대전사)외교 평가엔 "그들은 "악랑(흉악한늑대)"
- 시진핑 해외 의전하며 충성도 증명했다는 평가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가운데)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가운데)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신경보 등 중국 매체가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에 맞선 대미 공세외교가 실제 강화될지 주목된다.

중국 매체는 이날 주미 중국 대사관 공식 홈페이지를 인용, 친 부부장이 전날 워싱턴 공항에 도착했으며 리커신 주미대사관 공사, 황핑 주뉴욕 총영사 등의 환영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경보는 “친 부부장은 제11대 주미 중국대사”라며 “추톈카이 전 주미대사는 지난 23일 사임하고 중국으로 복귀했다”고 그의 부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친 부부장은 홈페이지에 ‘대사 환영사’를 올려 중미는 모두 세계에서 중요한 영향을 주는 대국이며 40여년전 수교 이래 우여곡절을 겪었고 그 과정은 평범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재의 중미 관계를 새로운 역사의 고비라고 평가했다. 또 시대적 흐름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상호 존중과 평등, 평화공존, 상호 윈윈 추구하는 것이 양국과 세계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 부부장은 “중국인은 더 나은 삶은 추구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투쟁은 끝이 없다”면서 “중국은 확고하게 평화 발전의 길을 걷고 세계 각국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부 대변인 출신으로 부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에 대해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3월 말에는 중국 주재 영국 대사를 불러 이른바 신장위구르자치구 인권 문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제재에 항의했다. 국가주권 수호와 이익 발전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확고하며 영국의 잘못된 행동에 정당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왼쪽 네번째)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대미 강경파로 분류되던 친강(55·왼쪽 네번째)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8일 워싱턴 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미국 주재 중국 대사 직책을 맡기 위해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경보 캡쳐.

2월 초에는 중국 외교 전략을 ‘전랑(늑대전사)외교’라고 평가한 외신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현재 일부 국가가 중국을 근거 없이 비방하는 것을 보면 ‘전랑’이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그들이야말로 ‘악랑’(흉악한 늑대)”라고 비판했다.

친 부부장은 환영사에서 “중국 외교의 최우선 책무는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자국의 주권·안보·발전 이익을 지키고 존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미 외교 전략의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 각계와 소통, 교류, 협력을 강화하며 중미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 발전을 추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잘 지내려면 서로를 알아야 하고, 서로를 알기 위해서는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여지도 남겼다.

홍콩 매체 명보는 친 부부장이 서둘러 미국으로 떠난 것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셰펑 부부장이 웬디 셔먼 국무부 부부장과 만나 제시한 중국 측의 요구·관심 사항에 대해 “중국이 미국에 제시한 목록의 일부는 미국의 양보를 어렵지 않게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이는 중국이 미국과의 긴장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좀 더 실용적인 접근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친 부부장은 1988년 외교부에 입부해 30년 넘게 경력을 쌓았다. 주영 대사관 공사와 외교부 정보·의전국장 등을 지냈다.
2005~2010년에는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겼다. 2014년부턴 외교부 예빈사장(의전국장)을 맡았다.
최근 수년 간 시 주석의 해외 순방에 여러 차례 동행하면서 충성도를 보인 점을 주미 중국대사 발탁 배경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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