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항소심 도중 성인 된 '7개월 딸 죽게 한 친모' 형량 더 늘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30 07:25

수정 2021.07.30 07:30

지난 2019년 6월 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당시 21·왼쪽)씨와 B(18)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 2019년 6월 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에서 생후 7개월 여자아이를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당시 21·왼쪽)씨와 B(18)양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생후 7개월 된 딸을 6일 동안 방치해 사망케 한 친모에게 징역 10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친모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성인이 되면서 대법원이 미성년자 때 선고된 형보다 무거운 처벌을 내렸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견모씨(20)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범인 남편 조모씨는 앞서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견씨는 지난 2019년 5월 26~31일 엿새간 인천 소재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기는 30~31일 사이 탈수와 영양실조로 숨을 거뒀다. 검찰은 견씨와 조씨가 숨진 딸을 야산에 묻으려는 목적으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함께 적용했다.

이들은 2018년 10월 피해자인 딸 A양이 세상에 나온 후 불화가 심해졌다. 이에 따라 이듬해부터 서로에게 양육 책임을 떠넘기며, 각자 친구·지인들을 만나 술을 마시는 생활을 이어갔다. 친구 집이나 모텔 등에 묵으며 귀가하지 않는 날도 잦았다. 결국 딸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전날 과음해 늦잠을 잤다는 게 이유였다.

2019년에 열린 1심에서는 견씨가 재판 당시 미성년자인 점이 감안돼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의 부정기형이 선고됐다. 부정기형은 미성년자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벌로,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당국 평가를 거쳐 장기형 만료 전 출소가 가능하다. 당시 성인이었던 조씨에게는 징역 20년이 내려졌다.

이듬해 열린 항소심에서는 견씨가 만 19세 성인이 되면서 재판부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는 검사의 항소 없이 피고인 형량을 가중할 수 없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의거해 부정기형 중 가장 낮은 형량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이 선고할 수 있는 정기형의 상한은 부정기형의 단기와 장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이라며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은 피고인의 상소권 보장이 목적이지 피고인에게 유리한 결과를 주기 위함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남편 조씨가 징역 10년을 확정받은 점 등을 고려해 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견씨 측 상고를 기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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