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16일부터 온라인으로 개최됐던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가 7월 31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우리나라의 ‘한국의 갯벌’을 포함해 자연유산 5건, 문화유산 29건 등 총 34건 유산이 새롭게 세계유산에 등재됐고, 3건은 확장 등재됐으며, 영국의 ‘리버풀, 해양산업 도시’는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됐다. 이로써 문화유산 897건, 자연유산 218건, 복합유산 39건으로 세계유산은 이제 총 1154건이 됐다.
‘한국의 갯벌’은 7월 26일(한국시간)에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 문화재청은 등재 직후, 앞으로 지방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유산 지역의 추가 등재와 통합 보존 관리 등 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의지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15번째 세계유산이 된 ‘한국의 갯벌’은 세계문화유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재가 어려운 세계자연유산으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국내 2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문화재청, 외교부,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함께 적극행정으로 협업을 진행해 이뤄낸 쾌거다.
이와 함께 일본의 ‘일본 북부의 조몬 선사 유적지’(문화)와 ‘아마미오시마 섬, 토쿠노시마 섬, 오키나와 북부, 이리오모테 섬’(자연), 중국의 ‘취안저우 : 송-원나라의 세계적 상업지구’(문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오스트리아, 독일, 슬로바키아, 헝가리가 공동 신청한 ‘로마 제국의 국경 - 다뉴브 라임스’는 지난 위원회에서 헝가리 정부에서 계획 중인 부다페스트 인근 개발계획에 따라 유산의 범위를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자문기구의 ‘등재’ 권고에도 불구하고 ‘보류’됐었다.
하지만 이번 위원회에서 헝가리가 등재를 포기하면서 원래 175개였던 연속유산의 구성요소가 최종적으로 77개로 축소되면서 위원국간 치열한 논의 끝에 등재에 성공했다. 폴란드의 ‘그단스크 조선소 - 연대의 발생지와 유럽의 철의 장막 붕괴의 상징’은 긴 논의를 거쳤으나, 등재 결정이 무기한으로 연기되었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로 2020년에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지 못한 탓에 2020년과 2021년, 2년치의 세계유산 등재 심사 건이 함께 논의되었다. 세계유산 등재는 국가당 1년에 1건에 한해 심사가 이뤄지나, 국가 간 연속유산의 경우 신청 제한을 받지 않아 독일은 5건(독일 내 2건, 국가 간 연속유산 3건)을 세계유산에 등재했다. 이탈리아는 3건(이탈리아 내 2건, 국가 간 연속유산 1건)을 등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58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지난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던 영국의 ‘리버풀 - 해양산업 도시’는 ‘항만지구 내와 세계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지대에 새 건물이 들어서자 경관이 악화되어 이곳의 역사적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라는 사유로 역대 3번째로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되었다. 위원회는 이를 통해 세계유산의 등재뿐 아니라 지속적인 보존과 관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1984년에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1999년부터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올라 있던 콩고민주공화국의 ‘살롱가 국립 공원’은 세계유산센터와 자문기구의 적극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보호 관리 체계를 강화한 점 등이 인정되면서 이번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서 제외됐다.
이번에 신규로 등재된 루마니아의 ‘로자 몬타나 광산 경관’은 등재와 동시에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도 올랐다. 이로써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은 이전 회기보다 1건 줄어든 52건이 됐다.
‘군함도’(하시마)‘로 알려진 일본의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보존현황보고 결정문에서는 ‘조선인 강제노동을 포함한 유산의 전체 역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데 대한 강한 유감’이라는, 매우 이례적이고 강도 높은 권고가 제시됐다. 위원회는 자문기구의 의견을 만장일치로 합의하고 등재 당시 위원회가 일본에 권고한 후속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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