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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여홍철 딸' 여서정, 도마 동메달…한국 첫 부녀 메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1 19:49

수정 2021.08.01 19:49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며 밝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며 밝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체조의 간판 여서정(19·수원시청)이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대한민국 체육사에 한 획을 그었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얻어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15.083점),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14.916점)에 이어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체조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남자 선수들만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올랐는데 여서정이 새 이정표를 세웠다. 여서정의 동메달로 한국 체조는 통산 10번째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진귀한 기록도 나왔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 기계체조 도마 은메달리스트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50)다. 대를 이어 25년 만에 같은 종목 결선에 올라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뤄냈다. 부녀(父女)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것 역시 대한민국 최초의 사례다.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결승에서 화려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서정은 그동안의 기량만 보여준다면 충분히 메달권이 가능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여서정은 이날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서정' 기술로 승부수를 띄웠다. '여서정'은 양손으로 도마를 짚고 공중으로 몸을 띄워 두 바퀴(720도)를 비틀어 내리는 고난도 기술이다. 2019년 6월 국제체조연맹(FIG) 규정집에 난도 6.2의 기술로 공식 등재됐다. 이날 결선에 오른 선수 중 가장 높은 난도의 기술이었다.

여서정은 1차 시기에서 15.333점(난도 6.2000점·수행점수 9.133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서정이 착지에 성공하자 아버지인 여 교수 입에서도 탄성이 터져나왔다. 여 교수는 KBS 기계체조 해설위원으로 딸의 경기를 지켜봤다.

하지만 2차 시기가 아쉬웠다. 착지 불안으로 14.133을 기록하는 등 다소 박한 점수를 받았다. 도마는 기술 난도 점수와 수행 점수를 합산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2차례 시도해 평균 점수로 최종 순위가 가려진다.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거머쥐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기계체조 여서정이 1일 오후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도마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거머쥐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 교수는 여서정의 2차 시도 후 "몸을 더 당겼다. 예선에서 한 만큼 몸을 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평균 점수가 14.733점으로 떨어지면서 여서정은 끝까지 조마조마하게 다른 선수들의 시도를 지켜봤는데, 동메달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여 교수도 마지막 선수까지 경기가 끝나고 최종 결과가 나오자 "동메달입니다"라며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여 교수는 "두 번째 기술을 했을 때 조마조마했다. 예선전에서 보여준 기술보다 착지에서 실수가 있었다.
그래도 좋은 성적으로 마감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이번에 동메달을 땄기 때문에 다음 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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