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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이스라엘 유조선 피습에 이란 맹비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2 11:12

수정 2021.08.02 11:12

지난 2015년 12월 3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서 촬영된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로이터뉴스1
지난 2015년 12월 31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인근에서 촬영된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로 이란과 대치하고 있는 미국 등 서방 각국이 지난달 이스라엘 유조선 피습 사건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자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이란 정부는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를 언급했다. 해당 선박은 일본 기업 소유지만 영국 해운사 조디악 해양이 운용하고 있다. 조디악 해양은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가 보유한 기업이다.
당시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보안요원 1명이 사망했다.

랍은 해당 공격이 “의도적이고 목표가 정해진 공격이며 분명하게 국제법 위반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이러한 공격을 반드시 멈춰야 하며 배들이 자유롭게 항해하게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이란이 이번 공격을 했다고 본다”며 “적절한 반응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미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배후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라피드는 블링컨 및 랍과 대응 조치를 논의했으며 미국 중부 사령부 역시 피격사건 조사 지원에 나섰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 각료회의에서 "유조선 공격 주체가 명백하게 이란임을 밝힌다"며 "그에 관한 정보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베네트는 "이란이 이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알려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의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유대인 민족주의(시오니즘) 정권이 불안과 공포,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근거없는 모함을 멈춰야 한다”며 “누구든 부채질을 하면 돌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갈등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이란 핵합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중개를 통해 이란과 대화했다. 협상은 지난 6월 20일 6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고 같은달 이란 대선에서는 강경 우파로 알려진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승리했다.
라이시는 이달 5일부터 새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며 이란 대표단은 일단 새 정권 출범 이후에 핵합의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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