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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더 줄게" 대형 회계법인이 부른 '이직 전쟁'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3 18:40

수정 2021.08.03 18:40

삼일·삼정, 잇따라 임금 파격인상
중소 법인들은 '인력유출' 냉가슴
회계업계 1~2위인 삼일회계법인과 삼정KPMG가 파격적 임금개편안을 내놓고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이에 회계업계 내 이직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내부적으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개선된 급여체계를 발표했다. 급여체계 핵심은 성과급을 급여로 전환하기로 한 내용이다. 매년 말 회계사에게 평균적으로 월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던 삼일은 300% 중 200%는 월 급여에 포함해서 지급하고, 나머지 100%를 기말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개인 월 급여가 높아진다.

윤훈수 삼일회계법인 대표는 "구성원들의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급의 일부를 급여로 전환하기로 했다"면서 "향후 안정적인 급여 비중을 높이고, 보너스는 순수 성과와 연동해 지급하는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정KPMG도 업계 최고 수준의 개편된 임금인상안을 내놨다.
직급별로 다르긴 하지만 3년차 시니어 매니저에서 승진 시 기본급 인상률이 무려 26.3%에 달한다. 일례로 삼정KPMG 회계법인의 3년차 시니어 매니저들이 승진할 경우 연봉이 기본 1억2000만원 선에, 성과급을 따로 받게 되는 구조다. 여기에 중간 성과급제도까지 도입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200%를 확정해 지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교태 삼정KPMG 회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급여인상 및 새로운 중간성과급 제도 도입을 논의하게 됐다"며 "급여 인상은 오는 10월부터 개인별 급여계약 시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선두권의 대형 회계법인이 잇달아 파격적인 임금개편안을 내놓자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회계법인 등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딜로이트안진은 9월 임금체계와 관련해 발표를 검토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은 5월 말 법정 결산법인이지만 인사 및 승진 급여 조정은 통상 8월 말에 발표한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수준의 급여 인상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Y한영도 관련 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중소업계 회계법인 임원들은 냉가슴만 앓고 있다. 한 중형회계법인 임원은 "인건비를 올릴 경우 생산성 약화를 피할 수 없다"면서 "결국 잘하는 선수들은 임금인상을 파격적으로 제시한 대형 회계법인들로 도미노 이직할 수밖에 없다.
인력 엑소더스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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