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인구 규모(2021년 6월 기준 약 1350만명)로 이미 서울을 넘어섰다. 지역내총생산(GRDP)도 18개 광역자치단체 중 으뜸이다. 그러니 최근 여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도민 전원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여유를 부렸을 법하다. 그가 소득하위 88%에 지급하기로 한 국회의 결정을 뒤엎으려 하자 다른 후보들이 반발했지만 상대적으로 재정이 넉넉한 건 사실이다. 다만 '매머드 경기도'라 해도 그 안의 남북 간 지역개발 격차는 상당하다. 오래전부터 분도(分道)론이 제기된 배경이다.
여권 주자들이 '경기도 분도론'을 놓고 맞붙었다. '경기북도' 분도 주장(이낙연·정세균 후보)과 시기상조론(이재명 후보)이 맞서면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경기북부를 경기도에서 나눠 강원을 잇는 북부권 평화경제벨트 전략을 추진하자"고 선수를 쳤다. 이에 이 지사는 1일 "지금 나누면 북도의 경우 재정이 취약해 매우 가난한 도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전 총리가 "북부에 맞는 정책을 쉽게 만들 수 있고, 특성에 맞게 중앙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가 있다"고 반박했다.
경기도 분도론은 워낙 해묵은 어젠다이다. 그런 만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경기북도로 분도하더라도 수도권정비계획법이나 군사시설보호법 등 개발 족쇄가 풀리지 않아 자생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인가. 수도권이 남쪽으로만 더 광역화되는 추세도 바람직하지 않긴 마찬가지다. 분도가 선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적 국토균형 개발전략과 연계해서 설계돼야 할 이유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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