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좋은 중산층 임대주택
재원조달 방안 제시 못해
재원조달 방안 제시 못해
이 지사에 따르면 기본주택은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건설 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만 내면 30년 이상 평생 살 수 있다. 위치도 역세권 등 좋은 곳이다. 면적도 충분하다. 한마디로 기피 대상인 현재의 장기공공임대주택과는 차원이 다른 고품질 공공주택이다. 이렇게 좋은 기본주택 100만호를 짓는 데 들어가는 돈은 얼마나 될까.
이 지사는 비용에 입을 다문다. 국토보유세를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서 걷은 세금은 전액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으로 지급된다. 역대 정권마다 임대주택을 획기적으로 더 짓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증가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다. 임대주택을 짓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재명표 고품질 기본주택은 더 큰돈이 들어갈 게 뻔하다. 따라서 설득력 있는 자금조달 방안은 필수다. 그러나 이 지사는 바로 이 중요한 대목을 공란으로 남겼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집을 앞세워 표를 끌어모았다. 반값아파트 공약은 단골 메뉴다. 토지임대부 아파트 등도 꾸준히 등장한다. 유권자들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집값만은 잡겠다, 부동산만큼은 자신 있다는 호언장담도 들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집값은 고공비행을 멈추지 않는다.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비현실적인 이념형 부동산 정책에 경종을 울렸으나 정치판에서 진지한 반성은 찾기 어렵다.
지난 3월 유승민 전 의원(국민의힘)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 구상에 대해 "중산층까지 30년간 저렴한 임대료로 살 기본주택을 공급한다니 그 엄청난 손실을 무슨 돈으로 감당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은 지난달 이 지사의 주택관리매입공사 아이디어에 대해 "(집이) 정부미도 아니고 정말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기본주택 100만호 공약이 허무맹랑하지 않다는 걸 구체적으로 입증할 책임은 이 지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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