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대입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이군(19). 공부에만 전념하기에도 부족한데 허리디스크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고1·2 때 느낀 다리 저림과 한 달 간격으로 찾아온 요통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한 결과였다. 결국 대못으로 허리를 찌르는 고통이 느껴지면서 병원을 뒤늦게 찾은 것이다. 학업에 중요한 시기이고 어린 나이에 수술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L군. 수술없이 그의 허리디스크를 고칠 수 있을까.
10~20대는 허리가 아파도 "설마 내 나이에 허리디스크겠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렇게 이군처럼 질환을 키우다가 극심한 허리 통증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적지 않은 수는 이미 척추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난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를 진단받는다. 주로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에 앉아 몸을 수그린 채 공부를 한 결과다. 이러한 자세가 지속될수록 척추의 자연스러운 S자형 만곡이 사라져 신체 불균형을 초래한다.
다시 이군의 사례를 보자. 허리디스크는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그의 경우처럼 다리 저림이 느껴지기도 하고 약한 통증이 반복되는 등 전조 증상이 있다. 이 증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나의 허리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이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벼운 요통의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치료 중 하나가 침치료다. 침치료는 긴장된 허리 주변 근육과 인대 등을 풀어주고 기혈 순환을 도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요통에 대한 침치료는 과학적인 효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PLoS O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환자의 요추 수술률은 약 3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요통에도 조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허리디스크가 이미 진행된 상태로 내원한 경우다. 더군다나 이군처럼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고 어린 나이라면 침습적 접근이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는 마미증후군 증상 등 중증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 허리디스크의 90%는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이에 허리의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비수술 한방치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이 병행된 한방통합치료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허리디스크의 근본적인 원인인 척추 불균형을 추나요법으로 해소 시켜준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비뚤어진 척추뼈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으로 어긋난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기혈 순환에 좋은 침치료로 통증을 경감시킨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항염 효과와 뼈 및 신경 재생 효과에 탁월하다. 마지막으로 약해진 뼈와 근육 강화에 좋은 한약을 복용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다. 특히 뼈와 근육이 발달하는 성장기 학생들의 경우 구부정한 자세는 척추 건강에 치명적이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넣어 허리가 꼿꼿이 펴지도록 앉아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많이 하는 '다리 꼬는 자세'는 금기 중 금기다. 이 밖에도 허리쿠션을 의자 등받이에 두고 허리를 지지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올해 11월 18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어느새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은 약 9시간 동안 앉아서 치러진다. 장시간 시험에 집중하려면 통증만큼은 없어야 한다. 모든 고3이여 지금 자세를 고쳐 앉고 늦기 전에 전문가를 찾도록 하자. 최상의 컨디션 유지는 기본이자 필수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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