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상자산·자기앞수표까지 추적…20년간 추징세금 3조6천억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4 18:34

수정 2021.08.04 18:34

탈세 잡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
과단위 조직으로 승격 37명 활동
최악의 사례는 최순영 전 회장
"압류재산 우리것" 가족들이 소송
市, 승소 대비해 보조참가 결정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출범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병욱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이 4일 서울시청에서 그동안 이뤄낸 성과를 알리는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언론이 바라본 38세금징수과 20년'을 보여주는 전시물이 설치된 모습이다. 뉴시스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출범 20주년을 맞은 가운데 이병욱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이 4일 서울시청에서 그동안 이뤄낸 성과를 알리는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에 '언론이 바라본 38세금징수과 20년'을 보여주는 전시물이 설치된 모습이다. 뉴시스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징수한다."

이 같은 강령 아래 출범한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올해로 20돌을 맞았다. 38세금징수과는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체납세금 징수 전담조직이다. 서울시는 38세금징수과 중심으로 지난 20년 간 거둬들인 체납세금이 4745만건, 총 3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4일 밝혔다.


■"가장 비양심적 체납자, 최순영 전 회장"

우선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지자체 최대 체납세금 징수 전문조직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1년 8월 출범 당시 2개 팀 25명에서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과 단위 조직으로 승격해 현재 5개 팀 31명의 전문 조사관과 6명의 민간채권 추심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신규 징수기법을 발굴·주도하면서 타 기관의 체납징수 활동을 선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뉴스나 드라마 등을 통해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 된 가택수색을 통한 동산압류는 38세금징수과가 전국 최초로 시도해 정착시킨 징수기법이다. 올해는 지자체 최초로 가상화폐에 대한 압류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현금을 자기앞수표로 교환해 재산을 은닉한 고액체납자에 대한 압류도 전격 실시했다.

지난 20년 가장 비양심적이고 저항이 심했던 사례에 대해서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꼽혔다.

최 전 회장은 약 39억원의 세금을 체납하고도 대저택에서 살고 있었다. 서울시는 납세자의 날인 지난 3월 3일 최 전 회장의 가택수색을 실시해 현금 2687만원, 고가의 미술품 등 20점의 동산을 압류조치한 바 있다. 이에 최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씨와 두 자녀는 압류한 미술품 등이 본인들의 소유라며 지난 4월 최 전 회장을 상대로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최 전 회장이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이씨와 가족들이 승소할 경우 서울시는 동산압류를 해제해야 한다.

이병욱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브리핑에서 "그동안 시행한 동산 압류에 대해 배우자가 체납자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지난 20년 동안 처음있는 일"이라며 "최 전 회장이 소송에 응소를 하지 않으면 배우자가 승소할 수 있어 보조 참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보조참가인으로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우리가 압류한 동산은 체납자와 부인의 공동재산이란 것을 입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양심 고액체납자 제재 강화돼야"

서울시는 38세금징수과 출범 20주년을 맞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은 뉴스 등 언론에 비춰지는 38세금징수과의 체납징수 활동이 납세 인식제고에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비양심 고액체납자에게 보다 강도 높은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88.2%에 달했다. 대다수 시민들이 비양심 고액체납자에 대한 제재가 더욱 강화되기를 바라는 것.

38세금징수과의 체납징수 활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68.5%가 국민의 납세의식 향상과 성실납세 풍토 조성에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서울시가 한국지방세연구원에 의뢰한 '38세금징수과 20년 성과 및 향후 발전방안' 연구용역에서는 38세금징수과가 인력에 비해 상당한 수준의 체납징수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세 징수액 대비 체납누계액은 2016년 9.19%에서 2019년 5.34%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도 38세금징수과 출범 20주년을 축하하며 "38세금징수과는 현대판 암행어사다"며 "앞으로도 악의적 비양심 체납자들에 대한 철저한 징수로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조세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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