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령관련 황반변성(이하 황반변성)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사물을 인식하거나 글자를 읽고 운전을 할 때 필요한 중심 시력이 서서히 상실되는 망막 질환이다.황반변성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인데, 일반적으로 50대 이상 인구에서 위험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며 65세 이상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황반변성 환자는 약 20만명으로 최근 5년 간 계속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은 방치할 경우 실명이라는 치명적인 단계에 이를 수 있으나 질환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노안 등의 가벼운 질환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점차 질환이 진행되면 가운데 검은 점이 보이고 시야가 흐려지거나 거리와 상관없이 선과 형상이 굽어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제때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니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안저검사가 도입되는 방안이 추진중이다.
장우혁 장우혁안과 원장은 7일 "나이가 들어 단순 노안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했다가 황반변성으로 급격한 시력 저하를 겪을 수 있다"면서 "습성 황반변성은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으로 치료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장 원장으로부터 황반변성 질환과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Q. 황반변성은 어떤 질환이며 원인은 무엇인가. 실명할 확률은 얼마나 되나.
△황반이란, 안구 뒤쪽에 위치한 신경조직의 막인 망막의 중심 부위를 말한다.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은 황반부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며, 일반적으로 50대가 되면서부터 위험도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황반변성은 건성(dry)과 습성(wet)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건성에서 시작해서 습성으로 진행된다.
건성 황반변성은 황반변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시력 저하가 크지 않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황반의 기능이 떨어지고 중심부 시력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심각한 유형의 황반변성으로,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밑에서 비정상적인 혈관(신생혈관)이 자라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혈관은 비정상적인 혈관이기 때문에 매우 약하고 터지기 쉬워서 삼출물과 혈액이 흘러나오면 황반에 손상을 입히게 되며, 결과적으로 시력 저하 혹은 실명으로 인해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Q.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노안과 헷갈릴 것 같다. 증상의 차이는.
△황반변성 초기 단계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노안 등의 가벼운 질환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황반변성과 노안은 엄연히 다르다. 노안은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어려운데, 돋보기를 사용하면 잘 보이게 된다.
반면 황반변성은 가까운 곳뿐만 아니라 먼 곳을 보는 것에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황반변성은 거리와 상관없이 직선이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가운데 검은 점이 보이는 증상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노안인지 황반변성인지 스스로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망막 전문 병원을 찾아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해 시력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환자가 초기에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적합한 정기 검진 주기는.
△집에서도 간단히 '암슬러 격자'를 이용해 확인해볼 수 있다. 바둑판처럼 생긴 암슬러 격자를 30㎝ 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한 눈씩 가리고 중심에 있는 검은 점을 바라보면 된다. 만약 가운데 점이 잘 안보이거나 선들이 휘어지거나 끊어져 보이거나, 부분부분 안 보이는 곳이 있다면 안과에서 검진을 받아 봐야한다. 그렇지만 앞서 강조한 것처럼 초기에는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1~2년에 한 번씩 안과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Q. 최근 국가검진으로 안저검사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안저검사 도입 시, 국내 황반변성 조기 진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
△안저검사는 시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망막이나 시신경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기본 검사다. 황반변성 환자는 점점 많아지는 가운데, 질환에 대한 인식률과 치료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하기 때문에 국가검진에 안저검사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만약 도입이 된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 실명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Q.. 습성 황반변성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는 환자의 시력을 개선하거나 유지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인 목표로 한다. 현재 습성 황반변성 치료법으로는 레이저 광응고술, 광역학적 치료,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 등이 있는데, 이 중 항-VEGF 주사가 현재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Q. 항-VEGF 주사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맥락막 신생혈관의 생성에 가장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이 혈관내피성장인자다. 항-VEGF 주사는 안구 내로 직접 혈관내피성장인자에 대한 항체를 주사해서 신생혈관의 발생과 증식을 억제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을 개선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Q. 눈에 투여하는 주사이다 보니 환자들이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눈에 직접 주사하는 항-VEGF 주사는 치료를 시작하고 첫 3개월 간 월 1회 집중 주사 이후 1개월 혹은 2개월에 한번 일정한 간격으로 주사를 투여하는 고정주기 요법이 권장돼 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환자가 모니터링과 주사 치료를 위해 병원 방문을 비교적 자주해야 하는 편이어서 환자에 따라 부담이 있을 수 있고, 간격이 고정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맞춘 개별화된 치료는 이뤄지기 어렵다. 따라서 최근에는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는 치료법이 점차 많이 쓰이고 있는 추세다.
Q. 최근에는 환자별로 주기를 다르게 항-VEGF 주사를 투여하는 치료법도 있다고 들었다. 고정적인 주기로 치료하는 방법보다 어떤 점이 좋은지.
△T&E 요법은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항-VEGF 치료와 모니터링을 동시에 하면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사 간격을 조정하는 치료법이다. 항-VEGF 주사 치료는 환자마다 질병 진행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점진적인 주기 연장 혹은 단축을 통해 개별적인 최적의 치료 주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T&E 요법을 사용하면 첫 3개월 간 매월 1회 주사를 투여한 후, 검사결과 및 환자의 상태에 따라 2주 혹은 4주씩 투여 간격을 점진적으로 연장할 수 있다. 이 요법은 환자의 상태에 맞춰 투여 주기를 유연하게 조정하여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정주기 요법의 시력 개선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한 T&E 요법은 환자 개인적으로는 중간 모니터링을 위한 방문 없이 언제 주사를 맞을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 또한 줄일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습성 황반변성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해 장기적인 주사 치료가 지속된다. 부작용은 없는지.
△습성 황반변성은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안구 내 직접적인 주사 치료를 받다 보면 그로 인해 다양한 염증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중 안내염이나 폐쇄성망막혈관염과 같은 부작용의 경우 치명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황반변성 치료제를 선택할 때,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점과 부작용 위험을 균형 있게 고려한다. 이러한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염증을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심뇌혈관계 질환 발생 여부, 염증성 안질환 동반 여부 등도 주사 치료에 고려해야할 주요 요소다.
Q. 생활 속에서 황반변성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황반변성 위험을 높이는 고지혈증 및 비만 등의 치료, 금연, 선글라스 또는 모자 착용을 통한 자외선 차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맥락막 순환에 손상을 주어 혈액 속 항산화인자를 떨어뜨리는데, 이는 맥락막 혈관수축을 야기하여 망막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황반변성의 위험성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Q. 황반변성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 치료 관련, 망막의로서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황반변성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나이가 들어 단순 노안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했다가 급격한 시력 저하를 겪을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권장한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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