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가 만연한 지구에서 점염병처럼 좀처럼 식지 않는 현상이 있다. 바로 레트로(복고) 열풍이다. 과거의 향수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감성이 더해진 '뉴트로'는 압도적인 트렌드다. 유행에 민감한 광고에서도 뉴트로는 실패하지 않는 절대 성공의 키워드다.
삼성전자와 서태지가 만난 비스포크 광고는 뉴트로를 가장 감각적으로 선보인 광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광고 영상으로는 보기 드물게 유튜브 조회수 2200만건을 넘어섰다. 1400여개의 댓글에선 찬사가 넘쳐난다. 바로 제일기획이 제작한 삼성전자의 '컴 비스포크 홈(COME BESPOKE HOME)' 광고다.
영상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지난 1995년에 발표한 '컴백홈'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다양한 전자제품을 소개한다. 음악에 맞춰 문을 여닫는 냉장고나 사람들의 삶에 절묘하게 녹아있는 에어컨, 세탁기, 무선청소기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뮤직비디오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자 했다는 게 제작자의 의도다. 가전제품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듯한 위트 있는 영상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세상에서 가장 나다운 공간인 집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가 컴백홈 노래와 근사한 조합을 이뤄냈다. '나를 완성하겠어'라는 가사 위로 배송된 전자제품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의 모습에 호기심이 극대화된다.
이번 광고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X세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MZ세대에게는 힙한 감성을 느끼게 했다는 평가다. 대중들은 수천만건의 조회수로 응답했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과거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도 등장해 존재감을 뽐냈다. 주인공은 국민 캐릭터로 불리는 아기공룡 둘리'의 주인공 둘리다.
광고대행사 펜타클이 제작한 피자헛의 '리얼 하프앤하프 피자' 광고캠페인 영상에 나타난 둘리와 고길동의 모습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약 130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번 광고 영상에서 이른바 킬링 포인트는 CM송(Commercial Message Song)이다.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주제가 '비누방울'에 "쏙쏙쏙 고기 뱅글뱅글, 새우 토핑 반반 피자헛"이라는 재치 있는 가사를 입혔다. 익숙한 멜로디에 저절로 따라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1시간동안 CM송이 반복되는 영상도 유튜브에 게시될 정도다.
국민 캐릭터로 친근함을 더하고, 이전 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제작 의도였다. 다시 살아서 움직이는 둘리의 모습에 잊고 있었던 추억을 꺼내고,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아이들을 보면서 웃음 짓는다. 레트로가 광고에서도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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