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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안녕하세요 주식으로 보는 경제, 주보경입니다.
이번주는 5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으로 8만전자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과연 9만전자, 10만전자까지 갈 수 있을지, 한번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1.02% 오른 7만 9,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어 3일 2.65% 오른 8만 1,400원, 4일 1.84% 오른 8만 2,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6%가 상승했습니다. 이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2.4%의 두배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통상적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보통 코스피 상승률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번에는 코스피를 넘어선 것입니다.
또 3일 연속 상승하면서 5%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8일부터 11일까지 10.45% 오른 이후 약 7개월 만입니다.
특히 4일 기록한 종가 8만 2,900원은 5월 10일 종가 8만 3,200원 이후 최고치입니다. 약 3개월 만에 8만 3,000원대에 근접한 것인데요. 5일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가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를 줄곧 내다팔았던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인데요. 지난 3거래일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 600억 원 규모로 순매수했습니다. 아무래도 올 초에 동학개미들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대거 담으면서 개인들의 추가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외국인이 수급에 동참하면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제쳤다는 발표가 나오자 주가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는데요.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98억 1000만 달러, 약 22조 7400억 원인데요 인텔이 196억달러를 기록해 삼성전자가 근소한 차이로 앞섰습니다. 삼성전자가 인텔 매출을 넘어선 것은 2018년 3분기 이후 15분기 만입니다. 이러한 결과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상승하면서 삼성전자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삼성전자의 주가, 어떻게 될까요? 일단 3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먼저, 첫 번째 시나리오입니다. 우선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면 추가적인 반도체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옵니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끝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인은 7월 한달 간에만 5조 761억 원을 순매도했고 이러한 순매도 행진은 지난 1월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주요국이 매도세를 겪었기 때문인데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분쟁이 심해지면서 중국 비중이 큰 MSCI 신흥국 지수에 대해 기계적인 매도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매도세로 코스피 내 외국인 보유비중이 32.8%로 줄면서, 금융위기 평균 수준인 33%를 밑돌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도 늘고, 전망치도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도 11.4배 수준으로 매수 매력이 높은 상황입니다. 물론 환율이라는 변수는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1,150원대로 아직 우려는 크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역시 경쟁력 회복을 위한 준비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원가 절감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고, 하반기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기업들의 투자 심리 회복으로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메모리 반도체 신규 생산라인의 초기 가동 비용 반영이 마무리되고, 낸드 플래시 고단화 와 15나노 디램 미세화 영향으로 원가 절감이 가시화 되고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증가세가 올 하반기에도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메모리 고점 논란이 있지만 비메모리 부문의 경쟁력 개선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분기 매출이 30조 원을 넘길 것이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애널리스트들도 비메모리 실적의 3대 요소인 가격(P), 출하(Q), 원가(C) 등이 동시에 개선돼서 선발업체인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앞으로 주가 촉매로 작용하면서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전망입니다.
여기에 생산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타이트하고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전방 재고가 소화될 시간이 지나면 고점 논쟁은 약화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두 번째는 일부 상승이 이뤄지지만 상승 시기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번 상승이 외국인들의 수급 개선에 의한 일시적인 상승일 뿐 추가로 오르면서 9만, 10만전자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메모리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옥좼고,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가를 끌어내렸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2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업황 고점 논란에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고 메모리 공급과잉 현상에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가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흔들렸습니다.
주가가 모멘텀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하는 전문가들은 메모리 가격이 오는 4분기부터 하락세로 접어들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성장도 둔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슈도 재현되긴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실제 2017년 메모리 슈퍼사이클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2017년 5월 2일 액면분할 기준 4만 4,900원 이후 반년 가량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그해 11월 1일 5만 7,220원으로 30% 가량 올라 고점을 기록한 이후에는 1년 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이 2017년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늘었지만, 이 시기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입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주가도 단기적인 반등 이후 전 고점 돌파 등 추가적인 우상향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즉, 이번 상승은 그동안 수급 주체들이 메모리 가격 하락 우려로 반도체주를 많이 비워뒀기 때문에 순환매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오른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펀더멘털 관점에서 근본적인 상승으로 보긴 무리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주가하락을 앞두고 소폭 상승한 ‘데드 캣 바운스’라는 시나리오입니다. 데드 캣 바운스는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을 비유할 때 쓰이는 말로, 고양이에 비유한 것입니다. 폭락장 가운데서도 가끔 주가가 튀어오르는 것을 죽은 고양이가 꿈틀한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과거 2018년 4분기 인텔한테 1위 자리를 다시 내어주면서 2019년 1월 4일 고점 대비 34.6%나 하락해 3만 7,450원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은 나옵니다. 삼성전자의 연초 PBR(주가수익비율)이 1.98배였는데요. 삼성전자의 PBR이 2배를 넘었던 것은 2002년 IT버블 시기와 2013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기 정도입니다. 이때 삼성전자의 ROE(자기자본이익율)는 20%가 넘었는데 지금 ROE는 13%입니다. ROE가 더 올라오고 PBR이 더 내려갔을 때 적정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올초 목표 주가를 올렸던 증권가에서도 최근 목표주가를 하향하는 사례가 늘어났는데요. 무엇보다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대면 수요 둔화, 메모리 설비투자액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 배수 하락 추세 등이 리스크라는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 하락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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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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