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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 언니' 하락 베팅, 역대 최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8 08:59

수정 2021.08.08 08:59

[파이낸셜뉴스]
캐시 우드의 대표 투자 종목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고가 5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테슬라 판매대리점에 걸려 있다. 로이터뉴스1
캐시 우드의 대표 투자 종목인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로고가 5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테슬라 판매대리점에 걸려 있다. 로이터뉴스1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상장지수펀드(ETF)에 역대 최대 규모 공매도가 몰렸다. 개미 투자자들이 우드에 열광하고 있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우드의 전략이 실패할 것으로 보고 있음을 뜻한다.

우드의 주력 ETF인 아크이노베이션ETF(ARKK) 공매도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테슬라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최근에는 무료 온란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훗 등에 돈을 쏟아붓는 그의 투자전략에 대한 평가 엇갈리고 있음을 뜻한다.

개미들은 열광하고 있지만 기관에서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이하 현지시간) 우드의 투자전략이 붕괴하고 있다는 판단 속에 ARKK 공매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매도를 추적하는 시장 조사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ARKK 전체 지분 가운데 12%에 이르는 27억달러 이상 지분이 공매도 됐다. ARKK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공매도 규모다.

1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주가가 폭등하던 당시만 해도 ARKK 공매도 규모는 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우드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찬밥 신세가 된 것은 그의 기술주 중심 투자 전략에 대한 기관의 의구심을 방증한다.

아직 델타변이 확산으로 향후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불확실성이 높기는 하지만 대체로 미 경제가 백신 접종 확대 속에 상승세를 지속함에 따라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우드의 기술주 급등 전망에 회의적이다.

CFRA의 ETF·뮤추얼펀드 리서치 책임자 토드 로젠블러스는 "(우드가) 지난해 거뒀던 성공을 올해에도 되풀이할 것이라며 기다리고 있던 일부 투자자들이 이제 믿음을 잃고 빠져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드의 ARKK는 지난해 150%에 육박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우드는 '돈나무 언니'라는 별명까지 얻었고, 미 펀드업계에서 톱 펀드매니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우드는 테슬라, 비트코인 등에 과감하게 베팅하고, 자신의 장미빛 전망을 깜짝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운명은 묘하게도 개미투자자들과 닮아있다. 그가 개미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개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 등 이른바 레딧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드 역시 올해 초만 해도 ARKK 공매도 베팅 기관투자가들의 콧대를 꺾는데 성공했다.

S3 예측분석 책임자 이호 두사니스키에 따르면 ARKK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은 올 상반기 3800만달러 평가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상황은 역전됐다.

ARKK의 투자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은 수익률을 플러스로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올들어 ARKK 공매도로 1억3700만달러 평가익을 거뒀다. 수익률은 7.8% 상승세로 돌아섰다.

두사니스키는 "ARKK 공매도 거래가 이익을 내면서 지난 30일간 공매도 베팅에 3억6900만달러가 추가 됐다"고 말했다.

ARKK는 지난달 출범 이후 최대 투자자 이탈도 경험했다.

ETF닷컴에 따르면 7월중 ARKK의 순자본유출 규모는 9억4400만달러에 이르렀다.

개미들이 ARKK 공매도에 간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테마·적극적 투자 ETF 업체인 터틀자본운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ETF 신청서에서 ARKK ETF와 반대로 움직이는 아크 ETF 공매도 ETF(SARK·Short ARKK ETF)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펀드가 승인을 받으면 ARKK의 실적 흐름과 정반대되는 실적을 목표로 ARKK가 매수하는 주식들을 모두 공매도한다.


돈나무언니와 공매도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진검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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