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폭언 논란' 女핸드볼 감독 사퇴해야.. 선수 선발부터 의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09 05:40

수정 2021.08.09 05:39

여자핸드볼 대표팀 강재원 감독. 뉴시스
여자핸드볼 대표팀 강재원 감독. 뉴시스

핸드볼 팬들이 2020 도쿄올림픽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창피한 일”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한국 여자핸드볼 대표팀 강재원 감독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씨인사이드 핸드볼 갤러리는 성명을 내고 “한국 핸드볼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강 감독은 이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선수 선발과 관련해 “여자 핸드볼은 국내리그 클럽 감독 중 한 명이 국가대표팀 감독을 겸해왔다. 감독과 마찬가지로 선수 선발 권한이 있는 핸드볼기술위원장은 한국체육대학교 교수”라며 “국가대표 팀은 각 클럽과 한체대 내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선발해 꾸려진다. 이 과정에서 선발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사적 친분과 이해관계가 더 밀접하게 엮여있을 수 있는 만큼 팬들이 선수 선발 과정에 의혹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선발된 선수 15명 중 p카드(부상대체선수)를 포함해 무려 7명이 강 감독이 지도하는 클럽에 속해있다. 강 감독은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기여한 베테랑 일부를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단순 부상 명목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불신을 자초했다”며 “이들의 빈자리는 세대교체를 내세워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로 채운 결과 주전 몇 명이 다른 포지션을 메꾸며 풀세트를 소화하는 이상한 풍경이 연출됐다. 백업이 없는 주전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곧장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김진이가 지난 4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8강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스웨덴 선수들에게 막히고 있다. 뉴스1
김진이가 지난 4일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핸드볼 8강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스웨덴 선수들에게 막히고 있다. 뉴스1

또한 “강 감독은 특히 선수 선발 과정에서 선수의 부상 정도와 전력이탈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팬들은 의문을 제시했지만 협회 측은 팬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어떠한 피드백도 없었다”며 “공정한 선발이 보장되지 않으면 선수들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대회성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핸드볼 꿈나무들의 유입과 발굴 또한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여자핸드볼 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강 감독의 폭언 논란에 대해서도 짚었다. 앞서 강 감독은 지난 4일 스웨덴과 8강전에서 계속 끌려가자 작전타임을 부른 뒤 선수들에게 “창피한 일이야. 야, 창피한 일이야”라며 “한국 핸드볼이 이렇게 창피하다고. 어?”라고 말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핸드볼 갤러리 회원들은 “핸드볼 팬들은 강 감독의 폭언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동안 상황을 봤을 때 강 감독의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에 분노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핸드볼 강자인 유럽 선수들과의 신장과 체력 극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나아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체격이야 그렇다 해도 훈련으로 극복 가능한 조직력, 패스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준비가 미흡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말뿐인 겸손보다 경기내용으로 보여줘야 하는 대회에서 강 감독이 과연 감독 자질이 충분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핸드볼협회에 △선수들이 오직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국가대표팀 감독과 국내리그 클럽 감독의 겸임 금지 △핸드볼 팬들과 소통하고 이번 논란에 대한 확실한 입장 표명과 개선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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