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운동을 한 청주지역 활동가들이 수년간 북한 공작원과 만나 지령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지역 정당과 시민·노동단체에 접근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은 정치권과도 연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9일 법조계,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북한 지령을 받고 F-35A 도입 반대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청주지역 활동가 3명은 지난 2일 구속됐다. 이들 중 A씨는 대기업 해고노동자, 나머지 2명은 지역 협동조합 등에서 활동한 여성활동가들이다.
활동가 3명은 북한 공작원들과 접촉해 지령을 받고 우리 군의 미국산 F-35A 전투기 도입 반대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2019년 청주에서 'F-25 전투기 도입을 반대하는 주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음과 보상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거리 서명운동과 1인 릴레이 시위 등을 했다.
이들은 최근 8년간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벌이는 가운데 2017년부터는 북한의 지령과 공작금을 받은 정황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과 접촉한 공작원은 북한의 대남공작 부서인 통일전선부 문화교류국(225국) 소속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주로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을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은 지난 2019년, 2020년엔 '반보수 투쟁의 단계별 목표와 활동 방향', '반보수 투쟁 분위기 확산' 등의 내용이 담긴 지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들은 북한 지령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찬양·선전 활동도 벌였다. 북한 공작원은 지난 2월 보낸 지령문에서 손모씨가 대표인 지역신문사를 업근하며 "신문을 통해 각 계층에 회장님의 천출위인상을 널리 소개·선전하기 위한 활동을 방법론 있게, 적시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적었다. 여기서 회장님은 김 위원장을 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6월까지 김 위원장을 선전하는 기사의 수는 이 신문에만 총 45건에 달하는 것으로 국정원 등은 집계한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들은 김 위원장에게 '위대한 원수님의 영도, 충북 결사옹위 결사관철' 등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쓴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들의 활동이 정치권과도 연관이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2017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등 피의자들이 정치권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과 경찰은 이들에게 국가보안법 4조(목적수행), 7조(찬양·고무), 8조(회합·통신), 9조(편의제공)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특히 국가보안법 4조는 이른바 '간첩최'로 불린다.
그러나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공작원을 만나거나 공작금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자녀교육 문제', '여행' 목적이 이유였다고 부인했고, 공작금 또한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지법은 지난 2일 이 같은 혐의를 받는 이들 중 3명에 대해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청 안보수사국과 국정원은 지난 5월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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